법이 어떤 이유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법 이론서보다 자세한 설명은 부족할지 모르겠으나, 더 흥미롭고 재치있으며 솔직해서 크게 와닿는다. 재치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으며, 우리가 흔히 가질법한 오해들을 예리한 논리로 풀어내고 우리의 답답함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명쾌하게 짚어낸다. 헌법이 보호하는 당연한 가치들을 실질적으로 지켜내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한발짝 가까이 다가기 위해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려운 철학 개념들을 상세한 비유와 이미지화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재치 넘치는 철학과 선배가 이야기해주는 듯한 편안함이 좋았다. 무엇보다, 완벽은 불가능하며 우리의 노력이 의미있는 것이라는 따뜻한 위로가 어려워도 윤리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생각만큼 빵빵 터지지 않았다는 글을 보고 나는 김겨울 작가님과 유머코드가 비슷한가보다 싶었다. 미국 시트콤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읽을 확률이 높을 것 같다.

우리 개인과 사회의 풀기 어려운 치부들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저자의 진심어린 말들 앞에서 내가 얼마나 모자라고 나약한 존재인지 뼈저리게 느낀다.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답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들이 하나씩 하나씩 무게를 더하며 가슴을 짓누르는 듯할 때, 후반부의 내용이 나를 구해줬다: 인간 개개인은 불완전하지만, 그런 인간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가치들—그러니까 존중과 사랑, 공유와 같은 것들—이 우리를 살게함과 동시에 힘겹게 살아내는 모두의 삶 중 어느 것도 실격당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솔직대담하면서도 무거운 와중에 유머러스한 매력이 뿜뿜한다. 이보다 더 잘 쓸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감동 받았다. 꼭 읽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