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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괜찮겠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묻지 마 살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패널 한 분이 ‘이유 없는 살인은 카뮈 시대부터 있었으니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발언에 위화감이 들었죠. 카뮈가 ‘이유 없는 살인’을 묘사한 것은 그것이 문학적인 테마가 될 정도였기 때문에, 바꾸어 말하면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 흔치 않은 일이 지금 현실로 일어나고 있으니 토론이 필요한 거라 생각했지요. 그 이후 당시 ‘카뮈 시대부터 있었으니까’ 하고 말한 사람에게는 불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카뮈의 [이방인]을 다시 읽어보니 뫼르소는 살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됐습니다.
표면적인 사건만 보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뚜껑을 덮어버리고, ‘젊은이들은 점점 이상해진다, 우리 기성세대와 다르다’고 규정짓는 것은 카뮈 시대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무서웠습니다.
2023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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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선 기세가 팔 할이야. 실령 승부에선 지더라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돼. 차라리 감춰. 니 생가, 감정, 숨소리까지,,,, 그 어떤 것도 상대에게 드러내지 마."

"모든 것은 체력이다... 불쑥 손이 나가는 경솔함, 대충 타협하려는 안일함, 조급히 승부를 보려는 오만함... 모두 체력이 무너지며 나오는 패배의 수순이다. 실력도 집중력도, 심지어 정신력조차도 종국에 체력에서 나온다. 이기고 싶다면 마지막 한 수까지 버텨낼 체력부터 길러."

"그렇게 견디다가 이기는 거요. 쓰라린 상처에 진물이 나고, 딱지가 내려앉고, 새살이 돋고! 그렇게 참다 보면 한 번쯤은 기회가 오거든.... 조국수. 바둑판 위에선,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갈 곳이 없습니다."

승부 각본집

윤종빈 외 1명 지음
스튜디오오드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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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uayt

우리를 계속 살게 도와주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종교가 있으면 자살이 ‘그릇된 짓’이라는 생각이 윤리적 저지책 역할을 한다. 물론 죽음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나 모방 자살 염려도 자살을 저지한다. 또 앞에서 봤듯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진화적 항상성(내부와 외부의 자극에도 형태와 생리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 - 옮긴이)이라는 자기 보존 본능도 있다.
인지 붕괴에 빠지면 이런 장벽들이 하나씩 무너진다. 의미 있는 생각을 하는 사고력을 잃고,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만 몰두한다. 정상일 때는 고통의 숨은 의미를 찾는 생각이나 영적인 생각을 낳는 추상적인 사고를 한다. 그런데 자살 앞에서는 이런 사고가 놀랍도록 사라진다. 슈나이드먼은 "자살학에서 가장 위험한 어휘는 네 글자로 된 단어(욕설 fuck을 의미 - 옮긴이)뿐이다." 라고 말했다. 달리 말해 자살 의향자는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는다. 상황이 흑백이 되었고, 은유적 미묘함 따윈 없이 오직 죽기 아니면 살기밖에 없다.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제시 베링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지음
더퀘스트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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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

@lucyuayt

"'인생은 게임'이라니,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은 믿으면 안 돼."
신발장에서 로퍼를 꺼내는 마토는 웬일로 저기압이었다. 5교시 수학 시간에 하시모토 선생님이 잡담을 하다 꺼낸 한마디가 아무래도 마음에 안 든 모양이다.
- 대학 입시에 취업 준비에 육아. 앞으로 많은 시험대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뭐든지 즐기지 않으면 손해야. 인생은 게임 같은 법이니까.
"마토는 그런 사고방식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어? 내가? 에이, 무슨 소리야, 고다. 오히려 그런 사고방식은 싫어하는 편이랄까."
"왜?"
"인생은 무를 수 없잖아."

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리드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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