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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10: 제4부 전쟁과 분단 (제4부 전쟁과 분단)의 표지 이미지

태백산맥 10

조정래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읽었어요
길고 긴 태백산맥 능선을 이제 다 넘었다.
여태 미뤄두었던 여정을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었기에 늦게나마 시작할 수 있었다.

10권에서는 거제 포로수용소 사건이 자세히 나온다. 거제도에 갔을 때 아이들과 둘러보았던 곳인데 그곳에서 본 기록은 실제와 많이 다른 것 같았다.
공비토벌작전에 이은 잔비토벌작전으로 빨치산은 궁지에 몰리고 많은 인물들이 비극의 끝을 맺는다. 굶주림과 동상까지 더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두려움 없이 토벌대에 맞서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막다른길에 이르렀는데도 항복하지 않고 목숨을 바쳐 뒷날 역사 속에서 이루는 역사투쟁으로 전환할 것을 다짐하는 빨치산들.

휴전 협정을 맺은 지 70년이 되었는데 이들의 염원과 달리 변질된 지금의 북한 정권을 보면서 살아남은 빨치산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그들의 목숨이 너무 허투루 버려진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에서 빨치산이었으며 인류애가 넘쳐났던 고상욱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최은영의 <밝은 밤>에서 엿본 빨치산도 떠올려 본다. 그곳의 빨치산은 <태백산맥>의 빨치산만큼 정의롭지 않았다. 힘 없는 여자를 성적으로 착취했다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더 사실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

최근으로 시선을 돌려 보면 지금까지 저항정신이 투철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너무 무기력해진 것 같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소통은 더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했다.

작품 중에 손승호의 독백이 가슴에 남았다.
"자각하지 못한 자에게 역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각을 기피하는 자에게 역사는 과거일 뿐이며, 자각한 자에게 비로소 역사는 생명체인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태백산맥>을 읽고 나서 내적으로 큰 힘이 생긴 것 같다.
2023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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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개가 된 악마 메피스토와 외톨이 소녀가 친구가 되어 의지하는 이야기

외로움과 아픔의 상처와 기억들을 치유하는 그들의 방식이 그림으로 표현된다.

악마라서 나이 들지 않는 개는 나이 들어서 기억을 잃어가는 소녀를 돕고 싶어한다.

장애와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선과 악에 관한 이야기

유아 코너가 아닌 곳에 꽂힌 그림책은 꼭 꺼내서 읽어보게 된다. 그리고 예상보다 깊은 울림에 놀라곤 한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신은 사람을 구했고 악마 메피스토펠리스는 아무것도 안 했다. 작가는 이 부분에 궁금증을 품었다고 한다. 그 결과가 그림책 《메피스토》다.

이 책을 읽고 도출해 낸 나의 답은 아마도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할 줄 알기 때문이라는 것 같다.
우리 삶이 힘들더라도 하늘 한 번 보며 여유를 찾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웃을 줄 아는 것. 때로는 울고 화내는 모든 것이 스스로 구원하고 있는 행위라 생각하니,
우리는 참 강한 존재라는 결론에 이른다.

좀 자신감이 생긴다.
오늘 하루도 잘 버텨낼 수 있을 것 같다.

메피스토

루리 지음
비룡소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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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알아채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임이 좋은 이유.

📚 우리는 모두 슬픈 삶을 살고 있습니다. 슬픈 삶 속에 때때로 느껴지는 행복감에 젖어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서로의 내밀한 것들을 속삭이고 조금 마음이 편해지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소란한 속삭임

예소연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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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무거운 칠레 정치 상황이 하나의 구조.
그 안에 네루다라는 국민 시인과 우체부 사이의 유쾌한 우정이 또 하나의 구조.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부각되는 시의 아름다움.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백 년 동안의 고독》 이후로 푹 빠진 남미 소설이다.
정치 상황과 시인과 우체부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얽혀서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게 한다.

"시는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음미하는 사람의 것이에요!"라는 우체부 마리오의 말은 비단 시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의 넓은 효용성을 알리는 대사이다.

"장모님은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삼켜 버리잖아요. 글이란 음미해야 하는 거예요. 입 안에서 스르르 녹게 해야죠."

글을 음미하듯 삶도 음미하며 살아간다면.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음미.
냠냠.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5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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