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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이제 당신에게 식빵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렇게 시작해 아래 문장으로 끝나는 소설, <식빵 굽는 시간>
🔖 지금은 다시 식빵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었으므로.
요즘 옛날 소설들을 다시 꺼내 읽고 있어요.
조경란 소설가는 이 소설로 등단한지 1년도 안 되어 두 번째 당선되었는데요.
제빵을 배우며 지긋지긋해 했던 몇 개월도 실은 소설을 쓰기 위해 씨름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네요.
🔖지난 봄. 식탁은 내가 만든 빵들로 가득했었다. 지긋지긋해. 식탁 위로 훈김이 피어오르는 빵들을 늘어놓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진저리를 쳐대곤 했다. 이제야 알겠다. 내가 그토록 지긋해했던 것은 보기만 해도 신물이 날 정도로 질려버린 빵 때문이 아니라 갓 구워낸 그 빵의 냄새를 묘사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무력감이었다는 것을. 식탁에 앉아서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나는 오래도록 빵들을 들여다보았다. 이제는 이름도 욀 수 없는 그런 빵들을.
…
숨죽인 채 납작하게 엎드려 있는 그 빵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나는 소통하고 싶어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 나는 그들이 숨긴 의미와 이미지들을 알고 싶었다. 그들을 통해 또다른 하나의 상징과 은유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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