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진행되어 가는 이야기 속에서 서서히 슬픔이 침전되어 간다. 마치 소금처럼.
이수에게 할머니와 세아는 무채색의 겨울의 섬를 찾는 이로, 헐거벗은 본인의 옆에 아무 말 없이 같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이다.
할머니의 기억 소실에서 슬픔의 정점을 달린다. 기억을 잃는다 혹은 과거로 회귀한다는 것이 주변인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오랜만에 은은히 파고드는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바다와 소금을 빗댄 표현들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섬 귀퉁이를 깎아 내도, 모래가 되어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뿐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의 마음도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