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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맛 (몽테뉴와 함께하는 마흔 번의 철학 산책)의 표지 이미지

인생의 맛

앙투안 콩파뇽 지음
책세상 펴냄

마흔 가지 꼭지를 통해 그려진 몽테뉴의 모습은 <수상록>의 기록에서 읽을 수 있는 그의 단면에 불과하지만 생생한 묘사와 친절한 해석을 통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몽테뉴의 입문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몽테뉴처럼 한유한 삶을 살아갈 수 없을지라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생의 미각을 조금은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 책을 국내에 소개한 출판사 책세상은 표지에 이렇게 적어두고 있다. '우리, 한 잔의 포도주처럼 생을 음미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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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과 마주해 필연적 상실 앞에 주춤한 적 있다면 알 것이다. 어느 귀한 것은 다른 것으로 대신하지 못한다. 상실 앞에 기댈 건 자애로운 망각 뿐. 세상 모든 건 무로 돌아가니. 기뻤던 건 슬퍼지고 괴로움이 즐거움이 되는 때가 오고야 만다. 내게도 그런 유익한 믿음쯤은 있다.

사라진 모든 것들, 그러니까 은인의 얼굴도 애인의 몸짓도 친우들의 목소리도 떠오르지 않는 지금이 전보다 평안한지 외로운지 헷갈리는 때가 있다. 그러나 그까짓 게 무어 중요하랴.

애나가 저기 벽 너머 살아 있으리라 여기는 바움가트너가, 때로 때때로 상실에 몸부림치던 그가 이해가 됐다. 살아간다는 건 어찌할 수 없이 즐겁고 그만큼 괴로운 일이니까. 잊지 않기 위해 분투하는 인간 만큼 망각이 필요한 이도 드물다. 세상에 사라져선 안 될 만큼 아름다운 존재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를 기억하는 일은 아름다운가.

조금 슬펐고 약간 좋았다.

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열린책들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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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중 제일이라는 금강송은 품종이 아니다. 척박한 대지서 해풍 맞고 우뚝선 소나무를 그리 부를 뿐. 바다서 불어오는 차고 짠 바람을 맞고 큰 나무가 오래도록 휘지도 썩지도 않는다는 말. 자산의 크기와 아이의 성장을 엮어 말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어찌할 수 없이 서로 다른 토양과 식물의 상관관계를 떠올린다. 온실 속 유약한 화초와 척박한 대지 위 강인한 잡초를.

책의 유일한 미덕은 가난에 대한 흔한 편견에서 벗어나 있단 것. 가난이 강한 자아를 빚는 계기로 작용한 아이가 등장하는 여덟 중 둘이다. 그렇다면 가난이 어디 해롭기만 할까. 부유함이 이롭기만 한 게 아니듯.

실망스럽다. 가난한 아이들이 어떻게 어른이 되는지를 확인할 만큼 가까이 다가서지 않아서다.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이란 부제도 민망할 따름. 요컨대 저자는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편하게 썼고, 출판사는 치장에만 탁월했다는 얘기.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지음
돌베개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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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신분제로 인간을 옭아매고 총칼로 위협해 육신을 지배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득을 보고 누구는 손해만 입는 불공정한 세상에서 인간이 알아서 시대(라고 쓰고 기득권이라 읽는다)의 이익에 봉사하니 말이다. 혹자는 그를 물질과 자본, 신자유주의적 착취라고 하지만 이제와 혁명의 가능성은 글쎄.

한병철은 AI가 정보를 매개로 인류를 착취하는 시대가 도래하리라 전망한다. 실재가 더는 중요치 않은 새 시대에 인간은 공동체도, 가치도 잃고 제가 결정권이 있는 양 착각하는 저능하고 화 많은 디지털 가축으로 전락하리란 것.

다정한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를 비정한 철학서로 다시 쓴 듯하다. 좀 뻔하긴 해도 철학적 사고의 지적 즐거움이 분명하다. 책 안 읽는 대중의 멍청함에 대한 날 선 비판이 매섭고 철학이 저널리즘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통렬하다. 그를 겉멋 든 꼰대라고만 여겼던 나를 반성한다. 그렇다고 꼰대 아니란 건 아님.

정보의 지배

한병철 지음
김영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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