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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신랄하다든가 의미가 깊다든가 그런 것보다 서희가 자아내는 분위기에는 생래적인 당당함, 그것이 구마가이를 위압했다. 당당함뿐이랴. 발톱을 감춘 암호랑이 같은 영악함이, 언제 앞발을 들고 면상을 내리칠지 모른다는, 그것은 다분히 선입견이 조작하는 환상이기도 했으나, 분통이 터진다. 그러나 터뜨리지 못하게 서희의 말에는 잘못이 없었고 허식이나 수식이 없다. 허식도 수식도 없다는 것은 괘씸하다. 일본서는 최상급에 속하는 여자를 내보였는데 눈썹 하나 까닥이지 않고 오히려 불쾌해하다니, 일본이 모욕을 당하였다. 조선사람 거반이, 친일파만 빼면, 낫 놓고 기역 자 모르는 무식꾼조차 일본을 모멸하고 비웃는 것은 다반사가 아니던가. 구마가이 경부는 그것을 모르는 바보인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의 모멸이나 비웃음은 원성이요 약자의 자위다. 그러나 서희는 원성도 자위도 아닌, 조선의 문화, 그 우월의 꽃 속에 앉아 허식도 수식도 할 필요가 없는, 제 얼굴을 내밀고 있으니, 날카롭고 예민한 사내다. 엷은 그 입술이 상당히 깊게 넓게 느낀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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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글은 못 쓸듯😮 ‘생래적인 당당함’이라니. 박경리 작가에게 서희의 모티브가 된 사람은 누구일까? 사진 속 책은 오사카와 교토를 잇는 🚉 하루카에서 잘 읽다가 🛫 KIX 공항에서 잃어버리고 왔다ㅜ 그래서 14권만 재구매😬 2년이 넘어가는 토지여행ㅋ 올해 안에는 끝을 만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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