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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치 칸의 진주부인을 소망하는 여자가 걸어가고, 베를렌의 번역 시에 홀린 청년이 걸어가고 달콤한 허무주의 달콤한 비관주의, 도시의 황혼은 그리고 여름의 황혼은 미풍에 흔들리는 가로수와 더불어 달콤하고 슬프게 사람들을 매혹한다. 도시의 애수, 영광과 자부와 그리고 착각, 어둠이 밀려오면서 네온사인은 한결 선명해진다. 별보다 가깝고 별보다 미려하고, 나폴레옹도 아이스크림의 맛은 모를 것이다! 새삼 그 말을 상기하게 하는 네온사인. 인실은 가로수 밑에 서 있었다.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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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아는 만큼 쓸 수 있다.
토지를 읽은 사람들이 제일 먼저 감탄하는 포인트는 바로 묘사. 열다섯 번째 책을 덮으면서 그 묘사라는 것이 단지 화려한 필력만으로 그려진 것이 아님을 문득 깨닫는다. 역사적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그 역사적 사실을 다양한 시선에서 통찰하고 있는 지식. 조선 팔도, 만주, 동경. 그 어디던 머릿속에서 사진처럼 떠올릴 수 있는 경험. 캐릭터마다의 입장에서 그려보는 사고. 이런 놀라운 지식, 경험, 사고를 재료로 그것들을 요리하는 미슐랭 쉐프의 필력. 그것이 박경리의 묘사이자 그것이 소설 토지가 아닐까? 생생한 전개 그리고 사건과 등장인물들을 아우르는 구성은 또 어떻게 설명하지🫢 그저 감탄에 감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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