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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시간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펴냄

죽음은 완결이 아닌 미연 미완성이다. 즉 인간은 완결되는 존재가 아니다. 미래로 나아가며 발전하고 완성하는 존재가 아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존재가 아니다. 미래를 위한다면 최종 목적지가 죽음이란 말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인간의 삶이란 즉 현존재란 전적으로 과정이다. 정해진 것 없이 가능성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 본연의 것 즉 본질은 없다.

본연의 것을 하나 찾는다면 즉 본질을 하나 찾는다면 모든 인간에게 정해진 것에서 찾아야 한다. 인간에게 정해진 것은 단 하나 죽음이다. 죽음의 의미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죽음의 의미에서 인간의 본연의 성질을 하나 찾는다면 그것은 곧 자신 본연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된다. 인간의 삶의 과정에서 가능성들 중 선택한다면 그것은 인간 본연의 성질에 맞게 자신의 고유한 것으로 찾아야 한다.

하이데거가 죽음을 미리 가봄으로 인간의 본질적 측면을 말한 것으로 이렇게 해석할 수 있긴 하지만 다르게 볼 수도 있겠다.
하이데거는 인간의 본질은 부정하고 인간의 존재성이 현존재라고 했다. 즉 인간이 고정된 존재로서의 규정이 없고 시간과 공간 속에서 현으로만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미리 가봄을 통해 인간의 본래성을 찾았다. 그 본래성이란 것이 인간이 자신만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인간이 ~해야 한다로 규정한다면 그것이 곧 인간의 본질을 논한 것이고, 본래성이란게 결국 다시 인간의 본질을 논한 것 아닌가?
하이데거가 그렇게 치열하게 형이상학을 부정하려 했는데 결국 자신도 그러한 형이상학적 잔재로 회귀한 것 아닌가 싶다.
2023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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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반복

질 들뢰즈 지음
민음사 펴냄

2024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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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cha

나는 솜사탕이 아니다
기댈 수 있는 어깨도 아니다
나는 당신을 돕지 않음으로
당신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거친 들판이다
불편함으로 널려있는 날카로운 돌들이다

당신은 행복하기보다
멋있어야 한다
따뜻한 대지에 눕지 말고
눈보라치는 산 정상을 오르고 있어야 한다
품 속에라도 나침반은 가지지 말아라
당신의 눈만으로 날아가야 한다

누구의 편이 되어주려하지 말고
당신은 맞은 편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어떤 것에도 기대고 있지 않고
홀로 서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따뜻한 한 마디를 하려하지 말고
차라리 춤을 추어라
위험한 칼춤을 추어라

남이 토해놓은 것들을
핥아먹던 짓을 그만 두어라
당신이 세운 모래성 하나가
인류가 만든 태산보다 위대하다
모든 이름지어진 것들을 멸시하라
당신 스스로 이름을 지어라
당신의 언어로 된 세상에서
당신이 규정한 가치로 올라가라

유명한 사람 옆에서 찍은 사진 올리지 말아라
본인이 얼마나 찌질인지 증명하는 짓이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 했거늘
왜 주변의 남으로 자신을 증명하려 하느냐
위대한 사람을 만나거든
빌붙으려 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목숨걸고 한 적이 있더냐
위대함 앞에 거대함 앞에 무릎굻지 말아라
중요한 것은 위대한지 거대한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신의 원하는 것이냐다
남들이 인정해줄만한 거대한 성공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민음사 펴냄

2023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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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랑스 철학자들의 글 쓰기가 내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다. 까뮈의 글 또한 독일 철학자라면 두어줄의 명제로 딱 정리해서 말하고 한 단락 정도 설명으로 끝날 간단한 내용을 말하고 다시 다르게 말하고 또 다르게 말하고 지겹도록 반복한다. 요점을 정리한 책을 읽는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펜하우어나 칸트가 깔끔하게 논리적 구성으로 정리한 글과는 너무나도 비교가 된다. 암튼 이 부분은 내 취향적 문제이다. 수필적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독일철학의 학술적 글쓰기는 얼마나 혐오스럽겠는가. 아참 모든 독일철학자가 그렇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니체가 있지 않던가. 물론 모든 프랑스철학자가 그렇지도 않고.

2. 그런 학술적인 글과는 다른 문체라면 문학적 아름다움이나 멋짐이 있는 글이어야 할테고, 까뮈가 그런 글로 인정을 받고 있기는 하다만
내가 읽어보기엔 그닥 문장이 멋진 느낌을 받지는 못하겠다. 비유나 은유적 표현들이 멋있게 써보려한 느낌을 받기는 하는데 딱히 감탄할만한 문장은 만나기 어려웠다.

3. 부조리는 세계의 불합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꾸 그렇게만 이해되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 까뮈도 스스로의 글에서 그렇게 이해하지 말라고 강조하는데도 그런 식의 이해가 많은듯 하다. 부조리는 인간의 합리에 대한 추구와 세계의 불합리함이 만날 수 밖에 없고 그것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까뮈는 이렇게 단적으로 부조리를 정리하는 것이 싫었기에 이런저런 다른 정의를 계속 반복해서 지겹게 얘기하기는 하지만 암튼 그렇다. 이점에서 까뮈가 왜 그렇게까지 인간의 합리에 대한 욕구를 인간 정신의 본질인양 그렇게 물고 늘어지는지 안타까운 느낌조차 들었다.
그 전제를 하지 않으면 자살의 문제를 내놓을 근거가 부족해지긴 하겠다.
하지만 그러한 합리와 논리를 극한까지 몰고 가려는 기본틀이 까뮈가 현대철학자이면서도 촌스러운 느낌을 들게 하는 부분이다.
차라리 지금 합리성에 대해서 주장한다면 차라리 미래적이고 새로운 느낌을 주긴 하겠다.
까뮈 이후에 더더욱 이성주의가 더 무너지며, 까뮈 때 이미 비합리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음을 책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 정신은 본질적으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본인의 개별적 경험을 너무 절대시한 것은 아닐까?

4. 책에서 실존주의자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비판의 칠성판 위에 올러놓고 칼로 잘게 잘게 다지기는 하는데, 자신에게 영향을 준 철학자에 대한 얘기에서 정작 니체는 별로 등장하지 않는 것은 좀 의아하긴 한다.
정말 많은 부분에서 니체의 영향이 보이는데에도 불구하고, 정작 니체에 대한 인용글은 딱히 무게감 있는 내용을 담은 것은 없었다.

5. 시지프의 신화에서 부조리에 대해서 도피하지 말고 그대로 맞서서 있는 그대로를 살라는 말이 결론이라면 결론일텐데 사실 애매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방인에서 그것들의 구체적인 예시를 보여주며 해설해주는 느낌이다. 그 두권을 동시에 써서 발표한 것은 정말 잘 한 것이다.
이방인의 해설서가 시지프이고 시지프의 구체적 보여주기가 이방인이었다. 두 개를 한 쌍으로 본다면 정말 좋은 구성이긴 하다.

6. 까뮈 글의 문학성을 볼 때 그렇게 뛰어난 글 쓰기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방인이 나왔을 때 읽어본 프랑스 시민들이 나도 소설 쓰겠다는 말을 했다는 말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사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소설이긴 하다. 문학적인 기교나 구성 그리고 끌고가는 능력 등 문학적 평가를 할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기야 하겠지만 내가 가장 멋있게 보는 것은 매우 깊이 있는 철학적 내용을 은유적으로 다룬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방인은 매우 좋아하는 소설이다. 작품성에서 그깐 기교나 소설적 완성도보다는 담고 있는 주제와 내용의 깊이를 더 인정하는 내 기준에 따라 매우 좋게 보는 소설이고, 그런 점에서 노벨상도 받지 않았던 것 아니었나 싶다.

7. 이러저러함에도 불구하고 까뮈는 부조리라는 언어를 독취하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이성과 합리성의 성이 무너지고 붕괴한 것에 대해서 부조리라는 단어만큼 쓰기 용이한 것은 없으리라.

이방인 페스트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지음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펴냄

2023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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