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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해석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돋을새김 펴냄

읽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우선 프로이트가 꿈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더구나 이해한 부분조차도 온전히 동의할 수 없었다.

프로이트가 인간의 무의식을 너무 성적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고, 언급된 사례에 있어서도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아 공감하기 어려웠다.

인간 이성 앞에 선 무의식의 존재를 알려주었다는 의의 말고는 별반 흥미롭지 않았다.
2023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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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보다 땅을 잘 파게 되었을 때, 인간은 인간다움이 정신에 있다 말했다. 기계가 인간보다 체스를 잘 두게 되었을 때, 인간은 인간다움이 예술에 있다고 하였다. 이제와 기계가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소설까지 쓰는데, 인간은 인간다움이 무언지 찾으려 들지도 않는다.

에르베 르 텔리에가 AI와 소설 쓰기 대결을 벌여 간신히 승리한 사실을 처음 한국에 전했다. 흥미로운 건 르 텔리에와 같은 탁월한 작가가 한국인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단 것. 놀랄 일도 아닌 것이 AI가 당장이라도 써낼 수 있는 졸작이 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대단히 훌륭한 저술도 수백권을 팔지 못하고 절판되는 게 현실인 때문이다. 나는 인간이 진실로 인간이 이룰 수 있는 탁월함을 추앙하는지를 의심한다.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시시각각 닥쳐온다. 떠밀려 익사하지 않기 위해 무얼 하긴 해야 할 텐데. 늦된 데다 어설픈 이 책은 한숨만 깊게 할 뿐.

먼저 온 미래

장강명 지음
동아시아 펴냄

2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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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이었으면 좋겠지만 어쩌다 한 번씩 열리는 독립영화 상영회가 있다. 서울 홍대입구역 인디스페이스에서 평일 저녁 진행되는 독립영화 쇼케이스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회원이 만든 작품을 정식 개봉에 앞서 선보이는 행사로, 따로 만나보기 쉽지 않은 독립영화를 극장서 접할 수 있단 점에서 유익한 자리다.

책은 2024년 독립영화 쇼케이스의 기록이다. 상영된 작품 모두의 출발부터 제작과정, 비평과 상영 뒤 이뤄진 관객과의 대화까지를 글로 정리해 묶어냈다. 개중엔 <해야 할 일>처럼 나름 주목할 만한 작품도 있고, 다분히 실험적이고 대중성을 아예 상실한 듯한 영화도 있다.

영화에 따른 기록인지라 영화의 가치가 곧 책으로 이어진단 건 어찌할 수 없는 일. 한국 독립영화가 아직은 갈 길이 구만리란 걸 이 책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희망을 품는 건 언제고 훌륭한 작품을 이 행사를 통해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겠다.

2024 독립영화 쇼케이스

한국독립영화협회 편집부 지음
한국독립영화협회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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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500루블일 때 불행했던 것이 5000루블일 때 즐거워지는 모습이 이반 일리치의 온 생애 동안 계속된다. 가만 보면 죄다 허상이다. 주변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가치 하나를 그의 삶 가운데 찾아볼 수가 없다.

무엇이 중한가. 책은 삶 가운데 진정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묻도록 한다. 이반 일리치의 온 생애에 걸쳐 그 허망하고 괴로운 죽음을 목도한 뒤 독자는 그의 삶과 제 삶을 관통하는 진짜로 중한 것, 삶의 의미를 직시한다. 비교하고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가기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것이 존재하는지를, 온 생을 바쳐 살아낼 삶이란 것이 있는가를 묻도록 한다.

책은 끝내 그를 언어로 포착해 독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스스로 돌아보도록 이끈다. 이반 일리치가 그러했듯,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깨닫게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소설이 위대한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일 테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창비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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