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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예담 펴냄

"더 적극적인 사람이 더 나아진다. 게으르게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느니 실패하는 쪽을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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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 대부분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처음과 끝에서 다른 무엇을 갖는다. 즉 변화한다. 때로는 성장이고 때로는 관계의 획득이며 때로는 단순한 변화인 순간들로부터 작가 김기태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은근히 드러나는 듯도 하다.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믿음은 마침내는 사람이 변해야만 한다는 당위와 이어진다. 전혀 다른 영역에서 부딪고 깨어져 나가는 보통의 존재들로부터 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어떤 독자는 품게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성기고 납작하다고도, 참신하고 성실하다고도 말할 수 있는 책이다. 나는 그 모두가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 여긴다. 다만 나는 한국 문단 가운데 간만에 불어온 색다른 바람을 반갑게 느낀다. 내가 읽어낸 좋은 것이 훗날 더 나은 무엇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몇 편의 작품을 보자면 결코 무리한 기대는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문학동네 펴냄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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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소를 사냥해 가죽을 벗기고 그를 옮겨다 팔아 돈을 버는 일련의 과정은 독자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다. 미지의 땅에서 억센 육체를 가진 생물을 잡아내는 사냥을 기대한 이는 처음엔 실망했다 나중엔 충격을 받고 종국엔 앤드루스가 그러했듯 적응하게 된다.

그저 어느 작은 사냥대가 대박을 치는 이야기쯤에 머물지 않는다. 들판을 가득 메운 소떼가 어떻게 줄어갔는지를, 소떼가 사라진 뒤의 파국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게끔 한다. 황무지로 나아가 고생하며 들소를 쏘고 가죽을 벗기는 이보다도 도시에 앉아 그 가죽을 사는 이들이 더욱 부유해지고, 그렇게 창출된 부가 커지면 커질수록 들판은 휑하니 비어가는 모습을 소설은 짐작토록 한다.

가죽이 벗겨진 채 들판에 버려져 썩어가는 수천 마리 들소의 몸뚱아리를 떠올린다. 인간이 스스로의 욕망을 실현할 때 세상은 어찌될 수 있는가를 이 광경이 보여준다. 나는 <부처스 크로싱>을 자본주의에 대한 우화라고 여긴다.

부처스 크로싱

존 윌리엄스 지음
구픽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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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소설이 눈에 띄는 사건을 다루어야 한다고 여긴다. 클레어 키건이 이 소설에서 맞서는 게 바로 이와 같은 고정관념이다. 대단한 사건 하나 없는 며칠의 일상이 어쩌면 삶 전체를 바꾸는 소중한 무엇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작품으로 증명한다.

숙고 끝에 눌러쓴 듯한 문장으로 삶 가운데 흔치 않은 순간을 포착해 그려낸다. 눌려 있던 감정이 둑을 넘쳐 흐르고 가물었던 대지가 마땅한 은총을 받는 순간을 어떠한 신성도 없는 기적처럼 묘사한다.

넘지 못할 것처럼 보이던 선이 깨어지고 피어나지 않을 듯 했던 꽃이 피어나는 순간, 그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말하자면 <맡겨진 소녀>는 들꽃 한 송이 안에 깃든 기적을 내보인다. 그로써 들판에 널린 꽃을, 들판을, 온 세상을 다시 보도록 한다. 문학이 이룰 수 있는 아름다움이란 또한 이런 것이 아닌가.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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