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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쌔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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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의 표지 이미지

대멸종

범유진 외 4명 지음
안전가옥 펴냄

읽었어요
대멸종
안전가옥 펴냄
시아란, 심너울, 범유진, 해도연, 강유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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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무려 안전가옥 대표님의 추천으로 산 도서.

서국도에 가면 무조건 직원분의 추천을 받아 아묻따 구매하는 편인데
마침 옆에 계신 직원분이 안전가옥의 대표님이셨다.
큰 눈을 초롱초롱 빛내시면서 설명하시는데
사실 지금은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초롱초롱했던 눈만은 기억에 선하다.
이런 눈빛이 열정이겠지

만듦새

안전가옥 도서는 작아서 좋다.
조금 두꺼워지더라도 작은 판형을 유지하는데 마음에 쏙 든다.
표지는 대멸종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시커멓고 삭막하다.

<우주탐사선 베르티아>를 떠올리게 만든다.

감상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 / 시아란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 심너울

선택의 아이 / 범유진

우주탐사선 베르티아 / 해도연

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 줘 / 강유리

각 다섯 편이 각자의 대멸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작품들은 내 세상에 멸종을 이야기하고, 크게는 지구의 멸종을 이야기한다.

가장 흥미롭게 술술 읽었던 작품은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이었다.

대멸종 상황에서 이승이 아니라 저승은 어떨까? 설정부터 재밌었고, 단편이지만 이 이야기 속 세상이 무척이나 설득력있고 단단하다고 느꼈다. 이 작품을 처음으로 배치한 이유를 알겠다. 책 속으로 다이빙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가장 몰입해서 읽었던 작품은 <선택의 아이>였다.

동화같기도 설화같기도 한 작품이었는데 현실의 슬픔을 가득 담고 있다. 다섯 편의 이야기 중 가장 현실적이다. 가난한 나라의 최약자인 아이 손에 달린 멸종은 전혀 공평하지 않다. 아이의 짐을 더 늘린 뿐이다. 정말 허무하게 스러지는 것까지 안타까운 마음을 추스리기 힘든 소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이든 부담없이 읽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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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쌔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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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의 서포터즈 자격으로 읽은 책.
사실 시인의 산문이라는 것 외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읽고나서 문보영 시인을 향한 미친 짝사랑 시작함


만듦새

손에 꼽을 정도로 이쁜 표지.

아기자기하며 여름의 아이오와는 이렇게 푹신해보이는 곳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서평

서평이 아니라 내가 왜 문보영 시인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두서없는 고백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이 책은 문보영 시인이 아이오와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보낸 3개월을 소중하게 담은 에세이.

아이오와 글쓰기 프로그램(iwp)이란 30여 개국에서 온 작가들이 3개월간 한 호텔에 묵으며 리딩, 강연, 토른 등 여러 문학 행사에 참여하는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첫 장을 읽으며 이런 국제적 글쓰기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신기하다 정도의 인상이었는데 책을 덮을 때쯤에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나는 그 흔한 해외여행 한번 안 다녀왔을 정도로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없다. 영어를 하면 편하고 좋겠다. 정도로 생각하지만 정작 영어 회화를 따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반대로 문보영 시인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과 딱 맞는 새로운 친구들을 잔뜩 사귄다.

독일로 훌쩍 떠난 일본인 친구, 일본으로 떠난 대만 친구 등 iwp에서 영어로 시를 쓰는 이중언어자가 되어 이중언어자 친구들과 끝없이 속닥거린다.

친구들과 밥을 먹고, 수업을 듣고, 토론을 하고, 쇼핑을 하면서 느슨한 영어로 생긴 작은 빈 공간에 대해 골똘히 생각한다. 아름다운 오해가 끝없이 생긴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그 빈 공간이 더없이 사랑스럽고 자유롭다.

나와 반대편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궁금하고 대체적으로 즐거웠다. 그렇게 나의 세상도 넓어진다. 오랜만에 내가 넓어지는 책을 읽게 된 것 같아. 즐거웠다.

나만의 추측이지만 문보영 시인은 아이오와에서 무척 차분해졌던 것 같다. 시달리지 않는 시간을 선물 받으신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그 공백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까?

읽는 내내 문보영 시인이 하는 엉뚱한 생각들 때문에 너무 즐거웠다. 유머가 담긴 그 엉뚱함들이 시의 문장 같기도 어쩌다가 행복해진 날의 나의 일기 같기도 해서 내 일기장을 다시 읽듯 너무 즐겁게 읽었다.

최승자 시인도 iwp에 참여했다는 내용이 책 중 여러 번 나온다. 그렇게나 오래된 프로그램이었다니, 최승자 시인의 <어떤 나무들은 - 최승자의 아이오와 일기>를 다음 책으로 읽을 계획이다.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길 바란다.

당장 영어 공부를 하게 될 테니까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문보영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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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쌔랭

@siinseon

<열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민음사 펴냄

이 책을 다른 책의 제목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아니다
이 작품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폭주 기관차> 정도다.

책 속 부부는 자신들의 성생활을 일기에 기록하고 서로 일기를 훔쳐보며 심리전을 펼친다.

무려 1956년에 71살인 작가가 쓴 작품이라기엔 너무 너무 강렬하다

남편은 그저 성생활 외에도 젊은 남자 기무라를 이용해서 자신을 질투하게해서까지 성욕을 불태운다.

아슬아슬 할수록 좋다는 말을
뻔히 남겨두기까지 한다.

유교걸에게는 "고정하세요..."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극적이고 그래서 흡입력이 대단하다.

때마침 앉은 자리에서 다 읽기 딱 좋은 150쪽짜리 소설

쉬는 날 독서로 도파민 좀 풀고 싶다면 추천한다.

열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민음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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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쌔랭

@siinseon

이 책에 말하는 취향에 대한 정의가
설득력있으면서도 참 우습다.

취향

= 무조건적인 끌림
= 이성적인 판단X
= 지속성과 연속성으로 드러남
= 내 취향이 전적으로 내 것일까? 이런 고민은 의미X 취향은 선택이고 선택의 이유는 없기 때문
= 기호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렇게 때문에 설명되지 않음
= 문화 규범에 휘둘리고는 한다.
= 자신이 속하고 싶은 곳에 있다고 표현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함
= 취향 전시의 절정은 브이로그


취향보다 더 모순적인 단어가 있을까?
그렇게 때문에 더더욱 아래의 문장이 빛난다.

"여러분이 한 개인은 자기만의 고유한 속성을 가질 권리를 가진다고 생각한다면
특이한 스타일의 남자 또는 여자에게 이상하다는 시선을 보내서는 안된다."

취향

심귀연 지음
은행나무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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