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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0(5부 5권) (박경리 대하소설)의 표지 이미지

토지 20

박경리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안았다. 이때 나루터에서는 읍내 갔다가 나룻배에서 내린 장연학이 둑길에서 만세를 부르고 춤을 추며 걷고 있었다. 모자와 두루마기는 어디다 벗어던졌는지 동저고리 바람으로, ”만세! 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 만세! 사람들아! 만세다!“ 외치고 외치며, 춤을 추고, 두 팔을 번쩍번쩍 쳐들며, 눈물을 흘리다가는 소리 내어 웃고, 푸른 하늘에는 실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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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기 전이었지만 #김약국의딸들 을 읽었기에, 2021년 전국 일주 중 가본 통영 #박경리기념관 은 그래서 특별했던 기억이 있다. 또 작년 토지 초반부를 읽을 때 하동 #박경리문학관 을 들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일까? 왠지 토지의 마지막은 작가님 고향에서 읽으면 어떨까? 그리고 20권 기념사진은 그때 봤던 박경리 작가님 동상 앞에서 찍고 싶은 마음이 생겨 크리스마스 연휴, 엄마와 함께 통영에 다녀왔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도중 통영 배경의 이야기들이 나올 땐 그 배경 안에 내가 있음이 실감 났고 때마침 읽던 구절 속 ’통영 충렬사 동백나무가 바라다보이는 서문 고개 집‘이 박경리 작가의 생가라는 것도 눈치챌 수 있었다. 인물 사전이 따로 있을 정도로 수많은 등장인물에 헷갈리던 내용은 마지막 20권에 오니 각각 인물들의 회상 장면으로 오히려 그들 위 세대와의 사건, 인과관계, 시대 흐름 등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일본의 항복으로 조금은 ”으잉?“ 하며 갑자기 대단원의 막을 내린 토지. 휴~ 이거 다 읽는 데 도대체 얼마나 걸린 거야?ㅋㅋㅋ 전체적인 소회는 따로 정리해 봐야겠다.

#북스타그램 #책 #독서 #토지여행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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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요. 작가의 목소리. 문장이 다소 서툴러도 좋은 목소리를 가진 작가의 글을 읽으면 힘이 느껴지잖아요. 좋은 문장이 중요한 건 이 목소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문장이 목소리를 분명하게 드러내주거든요.”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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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있고 북토크가 있고 글쓰기 강의가 있다. 로맨스도 있다. 어쩌면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 주변의 뻔한 이야기. 소설 작가가 쓸 만한 평범한 이야기. 그래서 슴슴한 평냉 같은 소설이지만 그 평범함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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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책 #독서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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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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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obeulhedeu

잠에서 깨어나면서 내가 제일 먼저 하는 동작은, 잠결에 일어서 있는 그의 페니스를 쥐고 마치 나뭇가지에라도 매달린 듯 그렇게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이걸 쥐고 있는 한 이 세상에서 방황할 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와서 이 문장을 곰곰 생각해보면, 이것 말고는, 이 남자의 페니스를 손으로 꼭 감싸쥐는 것 말고는 바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지금 그는 다른 여자의 침대에 있다. 아마 그녀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손을 뻗어서 그의 페니스를 쥘지도 모른다. 여러 달 동안 그 손이 눈앞에 아른거렸고, 그 손이 내 손인 것만 같았다.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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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첫 문단에 동공이 커지고서야 경주의 작은 도서관에서 이 책의 앞부분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띠지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처음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까지 (누군가 한 명은 매해 받았을) 노벨문학상 수상작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기간제 베프가 이 작가의 책을 권하여 이 작가의 책을 세 권이나 샀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놈의 노벨문학상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한강 작가의 어둡고 우울한 전개도, 아니 에르노의 이 끈적하고 적나라한 (글자 그대로의) ‘집착’은 마치 처음 맛 본 홍어와 과메기같이 기분 나쁜 거부감이 든다. 다만 집착이라는 소재 하나로 장편 소설 전부를 다이내믹하게 이끌어 가 끝을 내버리는 확장성은 작가의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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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책 #독서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집착

아니 에르노 (지은이), 정혜용 (옮긴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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