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중반부까지의 몰입감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뭉툭한 구성, 그러니까 상상력에 비해 구성의 짜임새와 세밀한 묘사, 템포조절이 조악하다는 인상이 도드라졌지만 어느정도는 공상과학 소설의 어찌할 수 없는 '불가지' 쯤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다만 영계전투와 같은 종교전쟁의 사례에서 보듯 성급하고 단순한 전개가 다분히 안타까웠다.
많은 단점이 엿보였지만 인간 영혼의 '삶' 이후를 그려내려 한 웅대한 상상력 만큼은 베르베르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단지 이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