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드님의 프로필 이미지

더블헤드

@deobeulhedeu

+ 팔로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표지 이미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지음
새움 펴냄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p7
⠀⠀⠀⠀⠀⠀⠀
⠀⠀⠀⠀⠀⠀⠀
🐈
제목과 작가의 이름은 분명 어디서 들어봤고 이제 막 적은 저 문장은 너무나 유명한 소설의 첫 문장이지만 이 두꺼운 책을 덮기까지 단 한 장의 페이지 끝도 접지 않은 것을 보면 그리 인상 깊은 구절은 없었던 듯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놀란건, 아니 놀랐다기보다는 알게 된 사실은 이 책에 몇 번 등장한 러일전쟁이나 20세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주는 그 시절 역사 속 일본이다. 그동안 읽었던 아리랑이나 토지 속 조선인의 그 파란만장한 삶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일본 본토의 그 시대. 고양이의 시선으로 보는 사람의 모습이 새롭고 또 위트로 가득 찬 소설이건만 아무래도 좋게만 보일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수많은 핍박과 굴욕, 친일파가 될 수밖에 없던, 지리산으로 만주로 거처를 옮기며 투쟁하던 그 시절에 일본에 소세키 같은 작자들은 고양이를 보며, 20세기라는 말을 지껄이며, 서양 문학을 비유하며 이런 글이나 끄적이고 있었구나. 뭐, 그렇다고 쏘새끼를 비판할 수는 없겠지ㅋ 그려보기도 한다. 우리도 서양문물을 일찌감치 받아 들였다면 역사는.. 그 중에 문학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북스타그램 #책 #독서 #토지여행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2024년 3월 24일
0

더블헤드님의 다른 게시물

더블헤드님의 프로필 이미지

더블헤드

@deobeulhedeu

“목소리요. 작가의 목소리. 문장이 다소 서툴러도 좋은 목소리를 가진 작가의 글을 읽으면 힘이 느껴지잖아요. 좋은 문장이 중요한 건 이 목소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문장이 목소리를 분명하게 드러내주거든요.” P148
⠀⠀⠀⠀⠀⠀⠀
⠀⠀⠀⠀⠀⠀⠀
서점이 있고 북토크가 있고 글쓰기 강의가 있다. 로맨스도 있다. 어쩌면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 주변의 뻔한 이야기. 소설 작가가 쓸 만한 평범한 이야기. 그래서 슴슴한 평냉 같은 소설이지만 그 평범함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
#북스타그램 #책 #독서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5개월 전
0
더블헤드님의 프로필 이미지

더블헤드

@deobeulhedeu

  • 더블헤드님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게시물 이미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5개월 전
0
더블헤드님의 프로필 이미지

더블헤드

@deobeulhedeu

잠에서 깨어나면서 내가 제일 먼저 하는 동작은, 잠결에 일어서 있는 그의 페니스를 쥐고 마치 나뭇가지에라도 매달린 듯 그렇게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이걸 쥐고 있는 한 이 세상에서 방황할 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와서 이 문장을 곰곰 생각해보면, 이것 말고는, 이 남자의 페니스를 손으로 꼭 감싸쥐는 것 말고는 바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지금 그는 다른 여자의 침대에 있다. 아마 그녀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손을 뻗어서 그의 페니스를 쥘지도 모른다. 여러 달 동안 그 손이 눈앞에 아른거렸고, 그 손이 내 손인 것만 같았다. p10
⠀⠀⠀⠀⠀⠀⠀
⠀⠀⠀⠀⠀⠀⠀
자극적인 첫 문단에 동공이 커지고서야 경주의 작은 도서관에서 이 책의 앞부분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띠지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처음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까지 (누군가 한 명은 매해 받았을) 노벨문학상 수상작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기간제 베프가 이 작가의 책을 권하여 이 작가의 책을 세 권이나 샀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놈의 노벨문학상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한강 작가의 어둡고 우울한 전개도, 아니 에르노의 이 끈적하고 적나라한 (글자 그대로의) ‘집착’은 마치 처음 맛 본 홍어와 과메기같이 기분 나쁜 거부감이 든다. 다만 집착이라는 소재 하나로 장편 소설 전부를 다이내믹하게 이끌어 가 끝을 내버리는 확장성은 작가의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감탄하게 된다.
⠀⠀⠀⠀⠀⠀⠀
⠀⠀⠀⠀⠀⠀⠀
#북스타그램 #책 #독서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집착

아니 에르노 (지은이), 정혜용 (옮긴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5개월 전
0

더블헤드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