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미래의 어느 시간, 그 상상의 시간을 글로 풀어내는 작업에 독자들은 매번 매료된다.
사람들이 사는 공간은 언제나 비밀이 숨어있다.
눈을 감고 사람과의 만남이 차단 된 세상에서 세뇌 되고 훈련되고 거짓을 진실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사람들
버블 속 자신 만의 최소한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미래를 상상해 보면 정말 끔찍한 공포가 밀려온다.
가끔 작가들이 풀어내는 상상의 이야기가 미래 인간 세계의 모습으로 구현된다는 생각을 할 때면 몸서리가 쳐진다.
본인의 이름 대신 숫자로 살아가는 세상에 던져 진 인간의 모습은 참으로 나약하고 무기력하다.
인간은 남과 가까워지면 필연적으로 싸운다는 그럴싸한 선입견을 악용해
자신만이 선택된 인간으로 특권을 누린다는 착각에 빠뜨리고 외곽의 사람들을 위해 희생양으로 삶을 살아가는 중앙 버블 속의 사람들
전쟁은 물론 작은 다툼조차 일어나지 않고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면 충분한 식량을 보장 받는 평화로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
그들은 학교에서 눈 감기가 평화를 위한 규칙이라고 교육 받으며 자라온 세대다.
인간이 개인으로 존재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믿고,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수록 비난 받지 않고, 서로를 잘 모를수록 갈등 하지 않는다고 믿으면서 자란 사람들.
그들은 중앙 도시에 속한 사람들이다.
07의 번호로 살아가는 온정은 어느 날 외곽 도시에서 온 126번 한결로 부터 외곽으로의 삶을 제안 받는다.
중앙에 소속된 07에게 외곽이란 곳은 자신이 살고 있는 중앙 도시의 벽을 넘어가면 있는 넓은 지역으로 중앙에서 기부 받은 물자를 이용해서 불쌍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자신 혼자 거주하는 버블 안에 구성된 집에서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눈을 감고 살아가야 하는 중앙에서의 삶에 외로움을 느끼던 07은 126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외곽으로 넘어간다.
외곽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07 온정은 자신이 지금껏 알고 있던 중앙에서의 모든 삶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외곽에서 풍요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중앙의 사람들이 희생양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외곽과 중앙의 세상에 관한 음모론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함께 외곽 적응 훈련을 받던 친구 선호가 본인을 대신해 함정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들은 중앙 도시에 속한 사람들에게도 다시 돌아간다.
그렇지만 예전의 중앙에서의 삶과는 다른 그들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중앙 도시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글을 쓰는 작가의 상상력에 가끔 놀라면서도 존경심이 든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상상한다는 것이 작가만의 특유의 능력일 것이다.
완벽한 정적,
타인과 말을 걸지 않고, 아무와도 가까워지지 않고, 거리에서는 눈을 감은 채로 서로 2 미터 떨어져서 걷는 공동체의 규칙을 따르며 살아가는 중앙의 사람들.
그들은 자신이 속한 세계가 가장 완벽한 세계라고 교육 받아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견고한 세계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07 온정은 그 외로움에 균열을 내기로 결심한다.
그 외로움의 갈망은 외곽 도시로의 탈출구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한다.
힘들더라고 그곳은 무언가 새로운 세상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외곽 평가원 졸업 시험을 통과하면
추가 2주 동안 표백된 진실을 받아들이는 기간을 가지고,
외곽에서의 행복한 삶이 시작된다.
온정, 선호, 채원은 행복해질 수 있는 외곽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중앙의 도시로 돌아갔다.
그들을 응원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들이 있어 앞으로 중앙 도시에도 희망이 보인다.
버블 속에 갇혀 지내야 하는 미래의 삶은 녹녹하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세상이 상상 속의 세상 만은 아닐 것이라는 불안감이 든다.
단지 소설 속의 이야기 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세상에도 희망이 있어 우리는 이 시대를 또 그렇게 지나가는 것이 아닐까?
창비 소설 Y 클럽 #버블 역시 기대 이상의 스토리로 독자들을 매료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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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속는 이유
이 책은 '보이지 않는 고릴라' 라는 책과 그와 관련된 실험으로 세계를 놀라게 만든
세계적인 심리학 분야의 대가 대니얼 사이먼스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이다.
가짜 뉴스와 새로운 사기 수법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가 속임수를 인지하고 판단하는 방법과 사기꾼들이 인간의 어떤 심리를 이용해서 사기를 치는가? 에 대한 분석을 담아내고 있다.
왜 거짓은 달콤하게 들리고 진실은 들리지 않는가?
왜 어떤 사람은 속고 어떤 사람은 속지 않는가?
이 질문에 나와 같이 많은 부분 공감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어처구니 없는 실수와 같은 사기를 삶에서 몇 차례 경험한 나에게 이 책을 읽는 순간은 진지와 몰입과 찐이 더해진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울러 이러한 책이 나올 정도로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저자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삶이 사기로 가득 차서 즐길 수 없다고 판단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다. 그것은 더 어리석은 결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대 우리를 속인 다양한 속임수, 즉 다양한 사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 수법들에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대규모 사기는 우리 주변에 흔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손쉽게 속을 수 있는 메카니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사기의 결과가 심각할 가능성이 있을 때는 더 많은 것을 확인함을 이야기 한다.
사기의 위험은 항상 존재하지만, 장기적인 대규모 사기는 드물고, 대부분의 상호작용은 정직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사기 수법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책에서는 미술품 사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천재성을 가진 연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무대 위에서 녹음 소리에 의존해 연주 제스처만 취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발 스팸 전화에 민감한 우리는 알고 있는 우리 주위의 누군가가 당한 속임수에만 익숙하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국가를 상대로 하는 사기도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치가들이 여론을 조장하기 위해 어떤 속임수를 사용하고 그리하여 사람들이 믿게끔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것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이 생기기도 했지만,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쩌겠냐!
스스로 조심하고 지혜롭지 않으면 안된다.
사기꾼들은 모든 정보에 집중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기꾼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우리는 항상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나인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내가 정말 그들의 유일한 설득 대상인지, 나의 행동과 판단이 나의 목표가 아닌 대화 상대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내가 속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나 장소에 있는지 평가하라고 이 책은 자문한다.
책에서는 사람들이 거짓보다는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우리의 경향을 진단하면서 우리가 속는 이유를 탐색했다.
지금도 사기꾼들은 항상 우리를 속일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아직 들키지 않았거나 발명 되지 않은 유형의 사기도 있다.
누구나 가끔은 속는다.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속임수를 만나면 누구나 넘어갈 수 있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하고 고공 행진을 하던 몇몇 기업이 고객 자산과 함께 사라졌을 때 개미 투자자들(나 또한 포함 ㅜ)은 수십 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돌이켜보면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한지?
내가 하는 투자가 어떤 종류의 투자에 적합한지?
신생 회사에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많은 사기꾼들은 우리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경험에 의존해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한다. 그리고 우리의 예측이 실현되도록 만드는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간다.
우리는 일관성을 질이 좋고 진짜라는 신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진짜 데이터에는 일관성 보다는 항상 가변성이 녹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속을 수 있다.
문제는 더 확인해야 할 때가 언제이고
어떻게 확인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은 잘못된 정보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 접종을 하고 '대담한 사기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필독서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단순한지 나의 경험을 비추어보며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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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속는 이유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외 1명 지음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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