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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저 (체력이 재력이 되는 힘)의 표지 이미지

더 레이저

정주영 지음
메가믹스스튜디오 펴냄

#.
”저도 교실에서 1등을 하고 싶었고, 2등으로 밀려났을 때 1등이던 친구를 꺾고 싶어서 1등에 제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을 수십 번, 수백 번을 되뇌었으니까요.“
”특이하네. 내 동생은 그런 거 필요 없이 노력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던데.“
”제가 경쟁심이 좀 세서 그랬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그런 되뇜 없이는 노력도 집중력을 잃게 되더라고요.“

”교실에서 책 몇 글자 더 읽으려는 노력은 생존과 아무 상관이 없는 거니까. 자네는 1등을 생존으로 입력하기 위해 두뇌에서 1등 하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상상하며 빛을 만들어낸 거네.“


#.
하지만 꿈을 이룬다는 것은 둘 다 앙상한 미어캣이 되어서 누가 봐도 당장에 때려치울 정도로 몸의 불편함을 담보로 했다.

과연 현실 세계에서 돈을 더 많이 번다는 것, 꿈을 이룬다는 것, 정말 되고 싶은 뭔가가 된다는 것. 그게 정말 그렇게 의미가 있을까? 다른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가 그렇게 꼭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하루로 탈바꿈되어야 할까? 뇌가 아드레날린을 미친듯이 뿜어대고 더 열심히 움직이려고 할 때, 결국 인간은 다 소멸하기 마련인데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
”하지만 나는 거울이 네가 끝까지 갈 거란 걸 알아.“
”왜지?“
”원형의 방에는 생존과 관련된 것들로 가득 차 있지만, 거울이 너는 존재와 관련된 갈증으로 가득 차 있거든.“


#.
”음. 너는 행복한 R의 모습을 R이 화장실 거울 앞에 설 때마다 관찰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다야?“
”그래, 그게 다야.“

그 허무함마저도 받아들여야 완전한 밝기의 빛이 거울의 방에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
거대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불안정해야 해. 안정된 상태는 에너지를 뱉어버리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버리기 때문에 편안할지는 몰라도 죽어버린 상태와 다를 바가 없지.


#.
“하지만 우주는 반드시 빛이 레이저가 되는 과정에서 같은 개수의 배수만큼 에너지가 방출되게 한다네. 그 말은 1개에서 2개가 되는 것은 쉽지만 2개에서 4개는…”
“그만큼 불안정해진다.“
“이제야 정확하게 이해하기 시작하는군.”


#.
“R은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을 걷고 있지. 일개 직장인에서 이제 국민 기업 CEO가 되었으니까. 그러니 불안정할 수밖에.”
“참 웃기다, 정작 R이 거느리는 수만 명의 직원들은 정말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생각할 텐데.”
“불안정적인 상태가 원인이라면 안정적인 상태는 결과야. 평범한 사람들은 원인도 안정적인 상태이길 원하지.”



#.
그러면 에너지 진위가 정확히 1개의 원형 입자만 있으면 돼. 하지만 그다음부터는 2개, 4개, 8개 … 정확히 같은 에너지를 넣어줘야 해.

단순히 그 상태를 견디기만 하면 결국엔 그 견디는 행위가 어리석은 거지. 견디면 안 돼. 궤도에서는 딛고 올라가야 돼. 그것도 정확히 배수로 올라가야 해. 100개의 매장이니까 이제 102개 정도만 하면 안 될까? 그렇게 적당히 타협하면 안 돼. 실제로 레이저를 만드는 빛도 절대 100개의 빛줄기에서 102개가 되지 않아. 그다음은 무조건 200개여야 하지. 그게 우주의 법칙이고 성공의 법칙이야.

우주에서 무엇을 하든 인간도 똑같이 에너지 배수의 법칙을 겪어야 해. 노력이 어쩌고 열정이 어쩌고는 헛짚는 거야. 그저 2배로 다음 궤도로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돼.

에너지를 쌓고 있을 때 안정된 상태로 내려오려고 할수록 자신을 한 번 더 치고 높은 궤도의 단계로 올리기만 하면 된다.



#.
“정말, 정말 내가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하면 그 결과값이 엄청나게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해요. 그 무게를 견뎌야만 해요.“


#.
”각자 자기 분야에서 M처럼 쌓고 나면 M으로 끝나기를 원하는 상태와 싸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죠, 그게 우주의 상태이기도 하니까요. 우주는 항상 불안정한 에너지를 안정한 상태로 떨어뜨리죠.“


#.
”홀수에는 행운이 깃들어 있다.“ - 셰익스피어


#.
레이저는 50년이 아니라 5단계만 거쳐도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1일, 2일, 4일, 8일, 16일. 5단계가 지나면 정확히 1달이다. 그다음부터 늘어나는 32일과 64일 이상의 시간부터 우리는 거울의 방에 초대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압력을 견뎌내면 작은 빛줄기 하나가 툭 하고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
5단계, 한 달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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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소

@soranso

오랜만에 읽은 따뜻하고도 차가운 몽글몽글한 책.
나의 이야기, 내 주변의 이야기, 우리 모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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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가벼운 호감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일들이 시작되는지. 좋아해서 지키고 싶었던 거리감을 한꺼번에 무너뜨리고 나서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겼는데, 어쩌면 더 좋은 기회가 온 것인지도 몰랐다.


#.
가끔 너무 난도질당한 마음은 상태를 살피기도 난처해서 감각에만, 오로지 단순한 감각에만 의존해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은 콩국수가 규익의 진단시약이었다. 천천히 국수를 씹고, 그다음에 묵직한 그릇을 들어 콩국을 마셨다.
아니다. 같은 맛이다. 그럼 괜찮은 거다.

피프티 피플

정세랑 지음
창비 펴냄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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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소

@soranso

불안정함이 나를 만든다.
스크랩해놓은 구절들이 매우 많다. 정리해야지 -

원형의 방
배수
직진
그리고 불안정함

더 레이저

정주영 지음
메가믹스스튜디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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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소

@soranso

술술 읽히는 재밌는 책
아무도 믿지마 도와주지마

취미는 사생활

장진영 지음
은행나무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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