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에서 나고 자랐으나 소설 토지를 읽을 기회가 없었다. 무대가 되는 평사리는 고향집에서 5분 거리… 최참판댁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책을 접할 기회가 없다기보다 기회를 만들지 못했으니 의지의 부족이다. 마침 지난해 말에 전자책으로 출판되어 멀리 타국에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지명은 익숙하고, 묘사된 풍경은 내 기억 그대로 눈에 그려지지만, 작가가 하동 사투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을 줄은 몰랐다.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예상치 못하는 반전에 신선하고 기발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