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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토끼

@black_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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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죽여주면 좋겠어. 병들어 죽거나 비명횡사하는 것보다는 네 손에 죽는 게 훨씬 좋을 거야. 우리는 서로를 바라본 채 모로 누워 팔과 다리와 가슴으로 상대를 옭매었다.
2024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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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토끼

@black_rabbit

나에게 화가 났어. 내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이 널 괴롭게 하는 것 같아서. 그렇지. 내 마음이 널 괴롭게 했다. 처음뿐 아니라 우리 함께한 지난날 모두,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마음이 널 괴롭혔고, 괴롭히고 있다. 사랑이란 원래 그런 것일까. 다른 이들도 그러할까. 죽어서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담아. 이 멍청아. 이젠 됐어. 넌 다 했어. 이 장례를 끝내야지. 끝내고 살아야지. 아주 오래 살아야지. 너도 여기 있고 나도 여기 있다. 네가 여기 있어야 나도 여기 있어. 밖을 봐. 네가 밖을 봐야 나도 밖을 본다. 네가 살아야 나도 살아. 담아. 이 바보야.
2024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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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토끼

@black_rabbit

희망은 해롭다. 그것은 미래니까. 잡을 수 없으니까.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끌어들이니까. 욕심을 만드니까. 신기루 같은 거니까. 이 말을 왜 해주고 싶었냐면, 나는 아무 희망 없이 살면서도 끝까지, 죽는 순간에도 어떻게든 살고 싶었는데, 그건 바로 담이 너 때문에. 희망 없는 세상에선 살 수 있었지만 너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가 않아서. 죽음은 너 없는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어.
2024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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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토끼

@black_rabbit

나는 내가, 너를 좋아지게 하는 사람이면 좋겠어. 근데 그게 안 되잖아. 앞으로도 쭉 안 될 것 같잖아. 구의 목소리는 냉랭했지만 구의 눈동자는 버려진 아이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네가 있든 없든 나는 어차피 외롭고 불행해. 나는 고집스럽게 대꾸했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2024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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