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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의 변증법

테오도르 W. 아도르노 외 1명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인간은 정말 이성적인 존재일까?

2차 대전 때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인 지식인들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히틀러라는 단 한 사람에 의해 독일 전체가 유대인 학살이라는 광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목적을 위해 그 방식이 어떻든 가장 효율적인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인간의 이성이라면 그것은 그저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지막지한 살상무기를 만들어내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업용 폐수를 강물에 방류하거나, 식료품에 저질 식재료를 사용하는 행태들이 이런 것들이라 하겠다.

이 책의 제목이자 저자가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계몽에 대해 내가 이해한 바는 이렇다.

인류는 계속해서 진보해왔는데, 아주 먼 옛날에는 자연을 너무나도 두려워한 나머지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 신화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려했다.
저자는 이러한 신화 또한 더욱 더 무지몽매한 앞 선 시대의 계몽이라고 보았다.

그러다가 18세기에 이르러 계몽주의 사상이 유럽을 휩쓸었고, 세상 만물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과학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했다.

그 결과 노동은 분업화 되었고, 사회는 복잡하게 분열되었으며,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새로운 체계가 등장했다.(경제, 정치, 행정)

이러한 체계와 대중문화는 인간 개개인을 전체라는 틀에 가두었고, 이로 인해 인간의 이성은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역설적이지만 인류의 진보에 커다란 역할을 한 계몽이 오히려 인간의 사고를 경직시키고, 개개인을 전체로 옭아 맸다는 것에 대해 저자는 날카롭게 비판한다.

계몽이 도로 신화가 되었다.

즉, 인간으로서 사유 가능한 한계가 계몽에 의해 그어졌다는 말이다.

많은 철학자들이 주술과 미신, 인간의 비합리적인 관념을 넘어서도록 한 계몽을 찬양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이점이 이 책이 갖는 위대함이라고 생각한다.
2024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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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읽었어요
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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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d님의 파워 엘리트 게시물 이미지

파워 엘리트

C. 라이트 밀즈 지음
부글북스 펴냄

읽었어요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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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d

저자가 말하는 파워 엘리트란 물리적 실체는 명확치 않으면서도 미국의 의사결정 정점에 분명히 존재하는 집단이다.

분석결과 그들 대부분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수준(아이비 리그 졸업)을 달성했으며, 서로 엇비슷한 취향과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심리적 유대감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정치, 경제, 군부의 주요 요직에 두루 퍼져있는 파워 엘리트들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까닭에 동일한 정책을 위해 협력하고, 비밀이라는 명목 하에 주요한 의사결정의 독점권을 갖는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법조인들과 모피아로 불리는 재경분야의 고위 경제관료들, 그리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고문단으로 거느리고 있는 재벌기업의 오너들이 바로 그들이 아닌가 한다.

프리 메이슨, 일루미나티, 로스차일드 등 세계를 움직이는 숨은 세력을 논할 때 자주 언급되는 이러한 그룹들이 어떻게 보면 실체가 없는 파워 엘리트의 구체적 상징물일는 지도 모르겠다.

파워 엘리트

C. 라이트 밀즈 지음
부글북스 펴냄

읽고있어요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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