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팅쁘링님의 프로필 이미지

큐팅쁘링

@cutingfreeing

+ 팔로우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의 표지 이미지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데비 텅 (지은이), 최세희 (옮긴이) 지음
윌북 펴냄

이럴때 플라이북에 올릴 사진이 갤러리에 많아서 좋다
예전보다 책을 많이 읽어서 문장을 볼 일이 많았고
굳이 내 마음을 대변하는 문장을 일일히 찍어뒀다

책을 읽고 기록으로 몇 개의 사진을 남긴 게
지금 당장 내 눈앞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할일이 산더미인데도 낭만을 방패삼고
글자속으로 회피하는게 한심하기도해서
며칠동안 책을 덮었었거든

근데 방금은 책을 덮었던 내가 책을 폈던 나보다
더 바보같다고 생각했어


큰 쓸모는 아니더래도 내가 읽은 그 책들이
내 인생에서 딱 지금 이 기분일 때
이렇게 허전한 한순간 정도는 넘길수 있게 도와주거든
뭐 못해도 사람들앞에 내세울 올릴꺼리는 돼줬잖아

생각해봤는데 파고들자면 끝이 없이 큰 쓸모다?
문장을 찍었을 때 받는 위로를
문장을 다시 보며 한번 더 받는거니까


난 친구를 보낸 후로 책에 더 집착하게 됐는데
그러면서 많은 책을 찾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에 내가 그 책들을 만난건 그저 우연일텐데

뭐랄까 내 선택이 만들어낸 우연이 모여
결국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됐달까


아무튼 지금은 편안하다.
평안하다.
평소에 절대 느껴지지 않는 감정
늘 잘하고 있어도 미래는 더 잘해야 돼서
아늑할 새 없이 까마득한 속내
멀리선 빛 같지만 자세히 보면 결국 그림자덩어리

그래서 즐거워도 이겨도 잘해내도 편안하진 않은데
지금은 편안하고 평안해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공유한다는 핑계로
정리되지 않은 내 마음속 답없는 감정들
다 풀어내고 있거든
뭐랄까 그 친구에게 전화하면 서로가 그랬던것처럼

이건
내가 너무 힘들때 늘 그 친구가 떠올랐던 이유기도 하지
어쩌면 너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전화한 이유일지도


그냥 부정도 긍정도 강약도 다 토로하는 시간
내가 여기 이 글을 적는 순간이
내가 너에게 더 돼줬었다면
그래서 너의 이번생에
내가 너의 구원이 됐다면 참 좋았을텐데

..ㅋ
??
!!
..ㅠ


이렇게 멀리 떠난 친한 친구가 생각날때
가끔 플라이북을 찾을만한걸?

사실 지인도 많이 없고 지인이 있다 해도 어쩌겠어
여기는 꾸며진 모습이 더 각광받는 소셜앱은 아니잖아
이 글을 올려도 사람들에게 미안하진 않아
그래서 다행이야


뭐라도 올리고싶은데 그게 뭔지 모를때
인스타는 과분하고 카톡은 미안하고 전화는 거북할때

타인은 구원이지만 한순간에 지옥이 된다는걸 알기에
미안하지만 그 누구와도 소통하고 싶지 않을때
그래서 잠시 시간이 멈추고 쥐구멍에 들어가있고 싶을때

지금이 그럴때였어 제일 앞에 말한 이럴때기도 하고
내 심장은 가끔 평소보다 빨리 뛰어야된단 명령을 받는데
열심히 시킨걸 하면서도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을까?


소중한 인연은 머릿속에서 한참을 그립고
근데
노트북과 마주한 내 심장은 결국 현실에서 뛰고
쌓인 노트를 보니 잠은 차마 못들겠지만

그래도 상상이 현실이 될꺼라 믿는 지금을 지나
마주할 내일은 기대된달까

그럼 내 심장은 뭐 때문에 뛰는걸까
과거는 그리워서,
현실은 부담돼서,
미래는 기대돼서?

어떤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계속 잘 뛰어주길
나도 열심히 뛰어볼게
가끔 수많은 이유로 이유없이 이렇게 삼사십분
날리는 시간은 있겠지만

멈추지 않고
가끔 느리고 빠르더라도
늘 뛰어주는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마무리.
2024년 6월 17일
0

큐팅쁘링님의 다른 게시물

큐팅쁘링님의 프로필 이미지

큐팅쁘링

@cutingfreeing

  • 큐팅쁘링님의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게시물 이미지
오랜만에 올리는 글
자세한 내용은 내일><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조말선 지음
문학동네 펴냄

6개월 전
0
큐팅쁘링님의 프로필 이미지

큐팅쁘링

@cutingfreeing

  • 큐팅쁘링님의  게시물 이미지
- 시집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 (특징 밑⬇️)
세권 다 스타일이 너무 다름…



ㅡ 한권은 잠언 시집,
(정말 술술 쉽게 읽히는 시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가 평생 박힌다.

문학동네 시인전에 비해 시 한개한개가 훨씬 편하게 잘 읽힌다.

솔직히 얘기하면 감히 다른 시들과 깊이가 다르다.

시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집은 류시화님이 엮은 잠언시라고
나는 당당히 얘기할 수 있다.

말해 뭐하겠어 그냥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 한권은 노년기 인생을 담은 굉장히 재밌고 서글픈 시집,

(현재 이 세상의 가장 어른인 노인분들이
어른으로 세상에 충고하는 내용이 아니라
인생의 후반기를 처음 맞이하여
낯설고 적응도 안되는
한 인간의 솔직한 속마음을 볼 수 있었다.

나는 할머니와 굉장히 친구처럼 친하다
어릴때부터 반말로 대화했었고 같이 이태원도 놀러갔다
그래서 그런지 이 시를 할머니 친구분들을 만나는 느낌으로
편하고 즐겁게 읽었다.

이제 팔십세가 다 되신 할머니를 나는
( 나보다 많은것을 ) ’먼저 해본 친구‘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를 보며 몸이 노화돼도 정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됐다.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하고 있는 어른들과
거리감이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면 이 시를 읽어봤으면 좋겠다.)


-한권은 문학동네시인전
독특하고 창의적이고 빠져든다.
그리고 요즘 스타일이다
솔직히 앞에 있는 두권보다는
내 나이또래에 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대시가 이런거구나 딱 느껴진다.
(참고로 샤워젤과 소다수 아직 몇개 안읽어서
읽고나서 더 자세히 기록할예정)

_____________________

🔔어떤게 더 좋은 시집이다 좋은시다 이런건 없다
지금 이 순간 나와 가장 잘맞는
손뼉을 마주한채 이 시간을 함께 통과한 시가 있을뿐이다.
11개월 전
0
큐팅쁘링님의 프로필 이미지

큐팅쁘링

@cutingfreeing

  • 큐팅쁘링님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게시물 이미지
시는 무교인 나에게 종교같다.


자꾸 나를 미워하고 압박하는 나에게
나를 위한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인생에 있어 정답은 없지만 힌트는 있어
나에게 그 힌트는 ‘시’이다

시는 결국 사랑이다.
나에 대한,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에 대한, 이 세상에 대한.

그래, 나는 ‘사랑’에서 내 인생의 힌트를 찾아야지.


나의 내일도, 그런 내일을 걱정하고 지나보낼 나도,
나에게 구원이자 지옥인 타인까지
한번 사랑해보겠다고

내려받은 힌트를 적용해봐야지.

갑자기 내 인생이 조금 더 행복해질것 같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11개월 전
0

큐팅쁘링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