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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의 묘
타카하타 이사오 지음
대원씨아이(단행본) 펴냄
그냥 언젠가부터 눈에 밟혀서 중고로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가 구매한 책이다.
사실 정확하게 어떤 책인지도 모르고 그냥 감에 따라 담아놓았던 터라 받고 나서 이 낡은 책에 조금 낙담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잊혔다가...
여름이 되면 책을 사는 병이 도져 있던 책을 읽겠노라고, 막상 읽으려니 좀 가벼운 책부터~ 하고 애니메이션의 그림과 함께 담긴 이 책을 호기롭게 들었다.
그리고 바로 충격!
책의 첫 문장.
"1945년 9월 22일 세이타는 죽었다."...15p
이렇게 시작하는 첫 문장은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의 첫 문장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반딧불이의 묘"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원작인 <반딧불이의 무덤>은
저 첫 문장의 날짜를 보면 알듯이 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가 배경이다.
전쟁에 대한 정치적 이야기나 상황 같은 것은 전혀 서술되지 않는다.
그저 폭격 속에 버텨나가려던 세이타와 동생의 삶을 가감없이 보여줄 뿐이다.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참혹해질 수 있는지, 다른 인간은 또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영화로도 보고 싶은 마음이 반(어떻게 표현되었는지 궁금해서)
안 보고 싶은 마음이 반(소설로도 충분히 충격적이고 우울하다)이다.
일각에선 피해 의식이니 어쩌니 하며 논란이 됐다고 하던데,
읽으면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저 어린이들이 전쟁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줄 뿐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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