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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호수(상)의 표지 이미지

유리호수

메이브 빈치 지음
경향신문사 펴냄

그저 <체스트넛 스티리트>의 표지가 좋아서 좋아진 작가.ㅎㅎ

한 권, 두 권 사 모으다 <그 겨울의 일주일> 장편을 읽고 나의 선견지명은 틀리지 않았다며 더 좋아진 작가이다.

그 후 단편인 <체스트넛 스트리트>도 너무 좋아서 또 다른 작품은 없나~ 하고 검색하다가 알아낸 책이 <유리호수>!



이미 절판된 책이지만 중고로 구할 수 있었다. 다만 "중"품도 되지 않는 것을 한 권에 4000원씩에 구매, 어느 책방에서 대여되었던 책인 듯 아주 낡았지만 구할 수 있었던 데 감사하기로 했다.



<유리호수>를 비롯한 메이브 빈치의 절판된 책들은 모두 2000년 이전에 출간된 작품인 듯하다. 내가 읽었던 두 권은 모두 2000년 이후 출간된 책들이라 지금과 전혀 시대적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읽었는데 사실 <유리호수>는 그렇지 않았다. 작가의 초기 작품인 듯 그 전의 소설들과는 조금 느낌도 다르고 시대적 상황도 1950년대라 조금의 이질감을 느끼며 읽었다.



그보다는 그 전의 책들에서는 마음에 안드는 캐립터가 거의 없었다면 <유리호수>에선 완벽한 나쁜 놈이 등장하여 계속 읽어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하게 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역시나 메이브 빈치의 서사력이 대단해서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하고 과연 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참을 수 없어 끝까지 읽게되는 소설!



시대적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많은 꼰대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결국 한 여성, 아니 한 모녀의 자립 성장기로 요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메이브 빈치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가장 인상적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따라 최선을 다 하려는 모두의 노력이 결국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또다시 저자의 절판된 책을 찾아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옛 소설들보다는 역시 2000년 이후의 작품들이 훨씬 따뜻하고 아름답고 와닿기 때문이다. <밑줄 긋는 남자>의 여주인공 콩스탕스처럼 이제 작가의 남은 책이 몇 권 되지 않으니 아껴아껴 조금씩 읽어야겠다. 돌아가신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 아픔이 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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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대학에 합격하고 신나게 노는 약 2개월의 시간 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그동안 못 읽었던 책을 무진장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접했던 작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무라카미 하루키였다. <상실의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지만 도대체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그 다음부터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과 에세이를 찾아 읽어나갔다. 한창 일본어를 배우던 때인데, 중급으로 올라가면서부터는 원서까지 구입해서 번역도 했던 것 같다. 분명히 그때 <상실의 시대>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기에 이제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역시 그 소설은 20대 만의 감성이 잔뜩 실린 소설이라 지금 읽으면 그때의 감성이 반감될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빵가게 재습격>.단편 모음집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점이 가장 매력이라 손에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 권으로 일 주일 내내 읽는 내가 이틀 만에 클리어! 더하여 오랜만에 그때의 감성에 다시 젖어들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다른 작가들이 구사하지 못하는 아주 묘한 세계관을 지닌 작가다. 환상문학이라고 하기엔 뭔가 진짜 환상 속에서 머무는 것도 아니고, 현실 세계에 튼튼히 바탕을 둔다. 그렇지만 그의 소설 속 환상을 무시할 수도 없다. 그러니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어딘가 조금씩 불안하고 애매하고 이상하다. 남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 할 상황 속에서 혼자만 헤매다니는 것 같다.



"코끼리 사건 이후 내 안에서 뭔가의 균형이 무너져버려, 그 때문에 외부의 여러 사물이 내 눈에 기묘하게 비치는지도 모른다. "...68p



아마도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토는 모두 저 문장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어쩌면 그들은 내가 밖으로 꺼내지 않고 꽁꽁 숨겨놓은 나 자신일지도. 그래서 자꾸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읽게 되나 보다.

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동네 펴냄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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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최근에 비교적 우리나라 소설을 읽는 중이다. 더해서 SF 소설도 자주 읽고 있다. 한번 읽고 나니 내 어린 시절 아주 푹~ 빠져 살았던 SF에 대한 매력이 송송 솟아난다. 벌써 몇십 년이나 흘렀으니 그 구조나 내용 면에서 무척이나 다르지만 미래를 상상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무엇보다 최근 몇몇 SF를 읽으며 느낀 점은 그저 미래에 대한 상상(거의 모두 디스토피아)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미래 속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는 점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위치에 있는 것을 보면서 읽을까 말까 오래 고민했던 책이다. <종이 동물원>을 읽고 나니 우리나라 SF 소설도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우선, #우리집도서관 에서 대여하여 읽었는데 일이 바빠지면서 앞의 두세 꼭지밖에 못 읽고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계속계속 생각이 나는 거다. 첫 이야기인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수업 중에도 중등 아이들에게 여러 번 언급하며 꼭 읽어보라고 추천했고 "스펙트럼"도 외계 생명체와의 교감 이야기가, 외계 생명체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서로 나눈 온기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몇 달이 지나도록 생각이 나는 거다. 그래서 결국 구매했다. 이렇게 계속 생각나는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지~ 하고!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또한 간절함과 애절함을 안겨주는가 하면, "관내분실"이나 "감성의 물질"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작품이 없다. 후반부로 읽어나가며 어쩌면 작가는 "물성"이 주는 감각과 우리의 감정을 무척이나 들여다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들, 그것들에 우리는 의미를 부여하고 내 마음을 빼앗기고 하는 것은 아니냐고. 그러니 SF라는 장르는 그저 수단일 뿐으로, 작가는 결국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만이 가진 감정, 생각, 가치관 같은 것들. 그래서 아름다운 소설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허블 펴냄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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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은이), 민은영 (옮긴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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