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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단 한 번 반려동물과 마지막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곳)의 표지 이미지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유리 준 지음
필름(Feelm) 펴냄

“이럴 때는 말이야. 고마웠어요, 안녕히 계세요, 이거면 충분하단 말이야. 여기서 배웠잖아?”
소라가 바닥을 가리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라 말대로다. 우리는 여기 카에데안에서 배웠다. 소중한 가족과 헤어질 때 ‘미안해’는 필요 없다. 왜냐하면 후회를 품은 채로 이별을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 지금까지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에 ‘고마웠어요’라고 말하고, 서로의 앞날을 축복하면서 ‘안녕’이라고 말한다. 그걸로 충분하다. (p.275)


반려동물이 먼저 죽으면 하늘나라에 갔을 때, 그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는 말을 듣고 내가 그랬다. “반려인이 너무 늙어서, 반려동물이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지?” 그러자 친구는 “사람이 못 알아볼 일은 있을지 모르지만, 동물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 같아.” 그 대화가 정답일 것만 같아서 오래도록 잊지 못하고 기억하고 살았다. 물론 나는 여전히 반려동물을 키우지도 않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지만,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되면 그립고 보고싶어서, 그런 상상이라도 해야 버틸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어쩌면 소설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은 그 그리움에서 시작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늘 함께 했기에, 당연히 계속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준비조차 하지 못한 이별. 같은 언어를 가지지 못했기에 그 속마음까지 면밀히 헤아려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은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이 초대된다. 딱 한 번, 반려 동물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 속에 있던 말들을 전하는 이야기. 지켜준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것 같은 마음, 한번도 제대로 안아준 적 없는 것 같은 죄책감 등 반려인의 마음에 남은 순간들을 천천히 꺼내는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어쩌면 이별이 “슬픔”보다는 “사랑”이 본질임을 깨달았던 것 같다. 동물을 한번도 키워본 적 없지만, 마지막까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며 무엇이라 형용하기 어려운 위로와 감동을 얻었다. 미노리와 야히로의 도움으로 슬픔을 받아들이고 고마움을 전하는 이들의 모습은 사실 딸아이에 대한 그리움, 와이프에 대한 미안함, 남겨진 가족에 대한 미안함 등의 마음이 투영된 것이라 숙연해졌다.

소설에서는 카페 카에데안에서 겪은 일을 잊게 되지만, 반려동물과의 추억, 스스로의 후회를 반성하고 떨쳐내는 과정을 담고 있기에 어쩌면 아픔을 이기는 과정은 사람의 성장에도 기여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고. 힘든 일을 덮어두기만 하려했던 소극적인 자세의 시간들을 돌아보게 하기도 했다.

준비되지못한 이별을 보듬어줄 위로의 판타지,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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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가족들 모두가 잠들면 그때서야 “나”의 시간을 시작한다. 낮동안에는 엄마로, 직장인으로 시간을 보냈지만 나만 홀로 깨어있는 그 시간은 오롯이 나의 시간. 보통 그 시간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기도 하고, 잠들기 직전에는 필사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 등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보낸다. 어느새 7년넘게 이어온 나의 루틴은 내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하고, 이해하게 하는 시간이 된다. 그 시간에 이이오작가님의 소중한 팁이 더해져 조금 더 풍성하고 예쁜 기록이 남게 되었다.

이이오 작가님의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은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트로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도록 돕는 책. 물론 아이패드 드로잉을 다루는 책도 많고, 나 역시 몇 권이나 가지고 있는데, 이이오 작가님의 책이 특히 좋았던 것은 초보도 뚝딱 따라할 수 있을만큼 쉬웠다는 점. 사실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의 진짜 수혜자는 따로 있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었다. 벌써 몇 년째 프로크리에이트를 사용하는 엄마를 보며 낙서 정도는 따라해왔지만, 엄마도 ‘프로’가 아닌지라 알려주지 못했던 기초사용법이나 농도 조절, 명암조절 등에 대해 비로소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것. 나도 이이오 작가님의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를 읽으며 다시 드로잉에 대해 재미를 붙이기도 했지만, 우리 아이도 눈을 반짝이며 자유시간마다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렇듯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는 초등학생도 따라할 만큼, 쉽고 간결하게 정리되어 초보부터, 조금 다루어 본 이들까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커스텀 브러쉬 9종, 도화지 브러쉬 10종, 스케치도안 4종, 컬러링 도안 3종까지 제공하고 있어서 특별한 준비없이 드로잉의 물꼬를 틀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컬러 팔레트를 사용하는 법, 제스처 단축기 사용하는 법 등 프로크리에이터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만 따라서 그리면 어느정도(?) 볼만한 드로잉이 가능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의 예제도 무척 만족스럽다. 종종 아이패드 드로잉책이라 구매했지만, 평생 한번도 쓰지 않을 것 같은 예제가 담겨있어 당혹스러운 책도 있는데,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에는 정말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일러스트들이 가능해 연습만 잘해두면 손그림으로도, 간단한 엽서 등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그림들이 무척 많았다.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을 따라그리며 나와 아이가 느낀 가장 큰 것은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하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건 아이가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을 따라 그리며 문득 한 말에서 시작된 생각인데, “엄마, 작가님은 어떻게 가위나 테이프도 이렇게 꼼꼼하게 관찰했을까? 다 사랑의 눈으로 바라봤나봐”라는 말을 들으며, 똑같은 하루도 애정을 담아 바라보면 충분히 사랑이 가득한 나링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의 하루가 특별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것을 알차게 기록하면 소소한 것들도 특별해지는 법이다.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은 그런 책이다. 나의 하루를 조금 더 애정을 담아, 조금 더 정성을 담아 마무리하게 해주는 책.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일상의 조각들

이이오 지음
한빛라이프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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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읽는엄마곰님의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 게시물 이미지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의 기본 공식은 이렇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면 행복해진다.' 하지만 최근에 긍정심리학을 통해 이룬 연구성과에 따르면 그 공식은 반대라고 합니다. 즉 '행복한 사람이 성공한다.'입니다. 행복은 성공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행복, 그리고 삶의 기회 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052 외부로부터 갈채만 구하는 사람은 자기의 모든 행 복을 타인에게 맡기고 있다.
053 당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당신의 행복과는 상관이 없다. 행복과 상관 있는 것은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P.35)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는 식탁 등에 두고 하루 두세페이지를 읽기 좋은 책이다. 아니, 그렇게 읽어야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는 수많은 철학자들과 대문호들의 문장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무척 좋은 문장들이 많아 한번에 소진하기보다는 오며가며,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두어장 읽고 천천히 소화시키는 편이 더욱 좋겠다.

마키아벨리, 세네카, 카네기, 쇼펜하우어 등의 철학자로부터 삶과 처세에 대한 통찰을 배울 수 있고, 니체나 카뮈, 프로이트로 부터 사유를 배울 있다. 또 괴테나 생텍쥐페리 등의 대문호들로부터 철학적인 깨달음도 얻을 수 있어 좋다. 그뿐 아니라 동양의 대가들인 조조, 루쉰, 한비자 등의 문장도 볼 수 있어 동양철학을 읽지않는 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다.

나도 이 책을 식탁에 두고 오며가며 읽거나, 혼자 브런치를 먹을 때 읽곤했는데 때로는 어렵다고 느꼈던 문장들이 생생이 다가오기도 했고, 마음에 답답하게 남아있던 것들이 해결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책을 읽고자하지만,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같은 책으로 철학자들의 지혜를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

김태현 지음
리텍콘텐츠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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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뷰에서 언급했던 것 같지만, 나는 미술을 좋아한다. 물론 그리지 못하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역사를 더 좋아하게 되며 미술사나 미술속에 숨어있는 이야기, 미술사조 등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덩달아 재미있어졌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해도 여전히 미술은 어렵다. 어쩌면 그 어려움이 내가 미술사와 관련한 책을 많이 읽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읽다보면 하나라도 남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러다 최근, 서양 미술속 이야기와 그림에 담긴 의미를 만화로 쉽게 풀어내는 책,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일단 미술사조를 담은 책이니 취향저격일 뿐 아니라, 쉽게 만화로 미술사조를 풀어낸다니. 이걸 안 읽을 이유가 있나! 당장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를 펼쳐들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대로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는 그리스신화, 구약성서, 근대 도시 생활, 인상파, 표현주의 등 다양한 미술주제와 미술사조 등을 딱닥한 해설이 아닌 생생한 대화장면으로 명화의 배경을 다루고 각각의 상징을 전달하고 있어서 미술인문자들에게 무척이나 도움을 준다. 최근 구약성서를 다시 읽기중이었는데, 그 덕분인지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를 읽으며 더욱 생생하게 성서의 장면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그림에 대해 더욱 깊게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림에 대해 이해도 미술사조 전반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입체적인 독서가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의 저자인 야마가미 야스오는 실제 미술해설원이자 미술 관련 유튜버로 활동하기 때문에, 더욱 몰입감있는 이야기구성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미술책에서 신들의 막장극이나, 피로 물든 역사, 비난받는 작품의 비밀 등에 대해 파해진다는 말인가.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을 눈치보지 않고(?) 마치 재미있는 쇼츠를 보듯 이야기를 연결해주어 미술에 대해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자칫 지겨울 수 있는 미술사조나 근대 생활, 표현주의나 인상파 등의 미술 주제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언제나 나에게 탐미의 영역인 미술.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덕분에 한발은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당신이 서양 미술에 대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미술사조나 표현주의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로 미술과조금 더 친해져보는 것은 어떨까?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을 위해 링크를 함께 기록해둔다. 부디 많은 분들에게 그림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이길.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

야마가미 야스오 지음
영진.com(영진닷컴)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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