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보스는 보헤미안(bohemian)과 부르주아(bourgeoisie)의 첫 머리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이다.
저자는 마치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모순적으로 보이는 두 부류가 합쳐져 보보스라는 새로운 계층이 탄생했고, 그들이 미국의 주류가 되어 새로운 문화, 규범, 기존과 다른 사회체계를 만들어 냈다고 말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1960년 대 본격적으로 미국 사회에 등장한 보헤미안들은 지성과 예술, 최대한의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며 자유분방하게 살았다.
그에 반해 부르주아들은 기존 가치체계와 물질을 중시하며 오로지 부를 쌓는 일에 전념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에서 삶을 지탱하려면 반드시 돈이 필요했기에 보헤미안들도 부르주아처럼 경제전선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천박하기만한 부르주아처럼 되기 싫었던 보헤미안들은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애플,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아마존…
나는 이러한 혁신기업들이 위와 같은 배경에서 탄생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레리페이지, 마크 주커버그?
아무튼 이들의 차림새는 기존의 부자들과는 현저히 다르다.
허름한 티셔츠와 찢어진 청바지로 대표되는 이들 보보스들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값비싼 가구보다 장인정신이 스며들어 있는 가구를, 매끈하고 세련된 디자인보다 투박하지만 고풍스러운 물건을, 부를 과시하는 사치품보다 값은 비싸지만 실용적인 아이템을 선호하는 편이다.
보보스가 행한 여러 일들 중 내가 가장 고맙게 여기는 것은 인종, 종교, 성별에 대한 차별을 타파하는 데 앞장 섰다는 점과 강력한 위계질서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직장 문화를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시켰다는 점이다.
중반까지는 ‘앞으로 사업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매우 재미있게 읽었지만, 마지막 정치 부분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내용이 상호 모순되는 느낌이 들어 읽는 재미가 반감되었다.
나에겐 이 책 2/3 정도만 유익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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