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고 죽는다. 이 진리에 대한 밀란 쿤데라는 말한다. 삶은 무의미의 축제이고, 사랑해야 한다고.
나는 책을 읽기 전까지 허무에 휩싸였다. 죽으면 쉽게 사라지는 삶에 대한 허무 말이다. 나는 그 무의미를 인정하고는 삶을 사랑할 용기 따위 사라져버렸다. 내일이면 죽을 수도 있는, 타인을 쉽게 죽이기까지 하는 세상에서의 삶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는가.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여기, 이 공원에, 우리 앞에,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 절대적으로 무구하게,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
의미를 덧붙이며 잘 살아보려는 인생들은 어느 순간, 삶의 무의미를 맞닥뜨린다. 밀란 쿤데라는 무의미를 인정하면서 아이들과 아름다움을 말하고, 좋은 기분을 말한다. 삶의 허무에 막막했던 날들을 지나 나는 비로소 밀란 쿤데라의 책을 읽고 무의미의 삶을 사랑하리라 다짐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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