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펴낸 김려령 작가의 단편집.
모두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다양한 형태의 '가족' 들이 등장한다.
맨 앞에 실린 <기술자들>은 배관공으로 시작해 실리콘, 타일 줄눈 등의 일을 하는 솜씨 좋고 호흡 잘 맞는 두 기술자들의 이야기이다.
모든 작품에서 요즘 세태를 예리하게 꼬집고 있다.
<상자>와 <뼛조각>, <청소>는 철들지 않은 어린 어른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나오는 소설.
<황금 꽃다발>은 공부 잘한 큰놈보다 옆에서 걱실하게 잡일하는 작은놈을 편애하는 엄마의 마음이 재밌는 혼잣말들로 그려져 있다. <완득이>처럼 키득거리며 읽었다.
<세입자>는 미스터리 형식의 색다른 단편이어서 흥미로웠다면, <오해의 숲>은 여고생들의 관계를 소재로 한다는 면에서 <우아한 거짓말> 느낌이 조금 나긴 하지만 전혀 새로운 이야기다.
📚 자식은 키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랐다. 핑계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이 키운다는 오만을 일찌감치 버렸다. 명상처럼 되뇌고 되뇌었다. 조언이라는 말로 토달지 말고, 예의라는 가르침으로 지적하지 말며, 경청하고 바라만 볼것. 그럼에도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은 기꺼이 짊어질 것. 그것이 그들이 요구하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226쪽, <청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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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으로 힘겨워하던 엄마를 조력사망으로 떠나보낸 딸의 에세이.
책을 열 때마다 나는 울고 있구나
스위스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조력사망제도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법에 따르면, 조력사망을 위해 보호자가 동행하면 '자살 방조죄'가 된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국내에선 불가능한 일이라 먼 타국까지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아픈 몸을 끌고 10시간이 넘는 비행, 비행 중 화장실 문제, 휠체어 이동 문제, 가는 동안 어떻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떠날 수 없다는 문제 등등 모두가 장애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존엄사협회가 존엄사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반대의 목소리가 높지만 작가는 이들에 맞서서 싸운다.
📚 한국인이 한국에서, 자기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일. 그것이 엄마의 뜻이었고 이제는 내가 이어가야 할 일이다.(282쪽. '작가의 말' 중에서)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
남유하 지음
사계절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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