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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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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감상

처음 읽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주인공 미조구치의 심리 묘사는 읽다 보면 기가 빨려 쉬어야 할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다. 주인공은 정신병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깨달음을 추구하는 구도자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작중에서는 후자, 즉 깨달음을 향해 광적으로 나아가는 인물에 더 가깝게 묘사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단순히 '정신병자'라는 설정이었다면 이 인물은 문학적 의미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세속을 초월한 가치를 좇는 자는 대중에게 광인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측면도 내포돼 있다.

미조구치에게 금각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존재로, 마치 플라톤의 이데아를 떠올리게 하는 대상이다. 그는 말더듬이라는 언어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금각사의 아름다움과 정반대에 놓인 '추함'의 상징처럼 설정된다. 세속의 기준에서 볼 때 주인공은 극도로 결핍되고 추한 인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직 그만이 금각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꿰뚫어보는 것으로 상정된다. 이러한 구조는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 번뇌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불교 수행자의 자세와도 닮아 있다.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절정인 금각사를 스스로 불태우는 미조구치의 행동은 언뜻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 역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불교적 발상과 통한다. 깨달음, 곧 진정한 자유를 구하는 여정에서 아무리 위대해 보이는 스승이나 방법론을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이 하나의 형상이나 틀이 되어 스스로를 가둔다면 결국 벗어나야 한다는 불교적인 구도 방식이다. 다만 이러한 파괴가 개인의 수행을 넘어 사회적 질서로 침범하는 경우에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 상식적인데, 소설 『금각사』의 묘미는 그러한 상식에 반하는 질문을 던지는 데 있다.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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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정말 나 같다. 머리 속으로 이것 저것 평가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것에 과대한 용기를 내고 관심을 갖고. 자기혐오가 있으면서도 세상 너무 만만히 보고. 그리고 이상의 아름다움을 쫒는 만큼 현실의 추함에 괴로워한다.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읽고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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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책이라 원서로 읽는 중. 단어 찾아가며 읽지만 전혀 수고스럽지 않다. 오히려 한 문장 한 문장 꼭꼭 씹어 삼키는 느낌.

Nineteen Eighty-Four

조지 오웰 지음
Penguin Classics 펴냄

읽고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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