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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기억 (두 번째 이야기: 여우 코르넬리우스의 수첩)의 표지 이미지

숲의 기억

미카엘 브룅 아르노 지음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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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 이야기를 아주 전부터 들어왔지만 좀처럼 책을 읽게 되지 않았다. 읽을까~ 싶다가도 두께나 알 수 없는 거부감 때문에 미뤄오다 이제야 손에 들었는데,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싶다. 지금은 2025년, 전 국민을 괴롭히던 코로나도 한물 가고~, 이제 좀 경제만 살리면 살 만한 나라가 될까~ 싶던 순간 몰아닥친 계엄도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되었으니 이럴 때야말로 <28>을 읽을 때가 아닌가!



표지 한가득 채우고 있는 "28"이라는 숫자의 의미와 아무 상관 없이 소설은 재형의 옛 기억에서부터 시작한다. 알래스카 개 썰매 경주에 참가해 늑대의 공격으로 처참하게 자신의 개를 몰살시킨 재형. 살고자 하는 삶의 의지였으나 자신이 살기 위해 썰매 개를 몰살시킨 천하의 악인으로 낙인찍힌 그는, 그런 주위의 시선과 별도로 어마어마한 죄책감 속에 살아간다. 그 죄책감을 갚듯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화양이라는 도시에서 유기견들을 치료하고 보살피는 수의사로서 살아가던 재형은 사실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기사 한 편으로 다시 나락 앞에 서 있다. 그와 동시에 이 도시에선 알 수 없는 빨간 눈 괴질이 아주 빠르게 퍼져나간다.



처음 코로나가 퍼져나가던 때가 생각난다. 2019년 12월 중국의 이야기일 것 같던 것이 2020년이 되어 단 한 명에서 시작한 이 질병이 얼마나 빨리 우리 삶을 잠식했는지. 우린 아니겠지~에서 어떡하지로 바뀌던 그 때, 무조건적인 낙천적 생각도, 부정적 생각도 하면 안되던 때였다. 내 경우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계시던 때라 더했던 것 같다. 만약 코로나를 겪지 않고 <28>을 읽었다면 그저 남의 이야기로, 소설로서만 이해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 얼마나 무서웠는지~!



그런가 하면 화양 시를 넘어 서울로 전염될까 시행한 비상계엄은, 어떻게 국가가 하나의 시를 버리고 국민을 버리고 벌레만도 못하게 여기는지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때문에 설마... 설마... 하던 공식을 모두 깨는 소설이 되었다. 숨도 못 쉬고 읽어내려갔다.



돼지 구제역 살처분 뉴스를 보고 이 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는 정유정 작가는, 마치 미래를 예견한 듯 훨씬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개가 훨씬 더 인간적이고 인간이 인간성 하나 없는 존재로 전락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지, "삶"이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곧,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야겠다.

28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1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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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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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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