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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3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예쁘게 음식을 씹는 그녀의 모습을 그는 천막 안에 실타래 모양으로 자욱하게 퍼져 가는 담배 연 기 사이로 바라보았다. 가슴 위에 꽂힌 장미를 순진하게 내려다보는 테스는 그 마약 같은 푸른 연기 뒤에 그녀 일생의 비극적인 재난이 서려 있음을, 그녀의 젊은 인생의 스펙트럼에서 핏빛 붉은 광선이 될 사람이 도사리고 있음을 예측하지 못했다.
p.155
그녀의 머릿속에 있는 오직 한 가지 생각은 인간은 - 집단으로 뭉치면 그렇게 무서우면서도 하나의 단위 속에서는 그렇게 보잘것없고 불쌍하기까지 한, 세상이라 불리는 냉랭한 집합체를 - 어떻게 피하는가 하는 것 같았다.
p.165
테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그녀는 하나의 스쳐 가는 생각에 불과했다. 친구들에게까지 그녀는 자주 스쳐 가는 하나의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가 밤 내내 그리고 진종일 비참해하면 사람들은 '아, 쟤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구나.' 정도로 생각할 뿐이었다. 만약 그녀가 즐거워하고, 모든 걱정을 털어 버리고, 대낮과 꽃과 아기에게서 기쁨을 찾는다면, 그들 눈에 그녀는 이렇게 보일 것이다. '아, 잘 견뎌 내는구나.’ 더구나 무인도에 혼자 있었다면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비참해했을 것인가? 크게 그렇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가 막 태어나서, 이름 없는 아이의 어머니라는 사실 외에는 인생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이, 배우자 없는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그러한 상황이 그녀를 절망으로 빠트릴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그런 상
황을 조용히 받아들일 것이며, 거기서 기쁨을 발견할 것이다. 그녀가 느끼는 비참함은 대부분 인습적인 것으로 그녀 내면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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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나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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