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세상의 길 위에서도 흐르지만 인간의 마음속에서도 흐른다. 이 마음의 역사를 소설가가 아니면 누가 기록할 것인가. 선생의 소설이야말로 마음의 역사학, 마음의 사회학이라는 이름에 적실하게 부합하지 않는가. (…)
결국 훌륭한 소설은 이 세상에는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소설이다. (…)
선생의 손바닥 위에 올라가면 모든 게 문학이 되었다. 그 손으로 선생은 지난 사십 년간 역사와 풍속과 인간을 장악해왔다. 그 책들을 읽으며 우리는 살아온 날들을 부끄러워했고 살아갈 날들 앞에 겸허해졌다.
평론가 김형철, <박완서라는, 소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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