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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살구 더미와 함께한 가을이 지나고, 모든 것이 최악의 상황이던 그때, 아름다운 바닷가 계곡에 있는 대학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나는 장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어떤 장소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어떤 장소에 대한 본인의 애정을 이야기하지만, 💕장소가 되돌려주는 사랑, 장소가 우리에게 주는 것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장소는 우리에게 우리가 되돌아갈 어딘가, 즉 연속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장소는 우리 삶의 일부분을 서로 연결하고 일관성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친숙함을 준다.
장소가 제공하는 커다란 눈금 안에서 우리의 문제는 어떤 맥락을 얻고, 광활한 세상은 상실이나 문제 혹은 추함을 해결하고 치유해 준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장소들은 그곳에 우리 자신의 역사가 깊이 새겨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곳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야기 또는 다른 자아를 상상하게 해 준다는 이유로, 혹은 그곳에서는 술을 잔뜩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안식처가 되어 준다.
🌿세상이 크다는 사실이 구원이 된다. 절망은 사람을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우울함은 말 그대로 푹 꺼진 웅덩이다. 자아를 깊이 파고들어 가는 일, 그렇게 땅 밑으로 들어가는 일도 가끔은 필요하지만, 자신에게서 빠져나오는 일, 자신만의 이야기나 문제를 가슴에 꼭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는 탁 트인 곳으로, 더 큰 세상 속으로 나가는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양쪽 방향 모두로 떠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며, 가끔은 밖으로 혹은 경계 너머로 나가는 일을 통해 붙잡고 있던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일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말 그대로 풍경 안으로 들어온 광활함, 이야기로부터 당신을 끄집어내는 광활함이다.
54. 학생들에게 🌱본인을 계속 지탱해 줄 장소를 찾기 시작해야 할 나이라고 이야기했다. 장소가 사람보다 더 믿을 만하고, 가끔은 사람보다 더 오래 관계가 유지되기도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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