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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사람

이창섭(BTOB)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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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라는 것에서 100퍼센트 멀어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나 역시 비교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나마 건강하게 비교하기 위한 나만의 기준 같은 것을 마련해보게 되었다. 나와 어떤 ‘사람’을 두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상황만을 대치시켜보는 거다. 내가 나의 어떤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쉬울 때가 있었으면, 같은 상황일 때 현명하게 겪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대처하는 방법이 나와 어떻게 달랐는지를 비교해보는 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어 내가 욱했는데, 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욱하지 않고 유하게 잘 넘어갔다면 그런 상황에서 그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마음 상태가 어때 보이는지, 어떤 말로 대처하는지를 지켜보는 거다. 상황이라는 기준을 정하고 대처하는 태도만을 비교하니 상대방에게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나를 잘 지켜가며 살리라 마음먹어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 타인으로부터 남과 비교당하면 언제 또 속절없이 흔들릴지 모른다. 남과 비교당하면 언제 또 속절없이 흔들릴지 모른다. 적어도 그때는 타인이 기준 없이 가둬놓은 비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나를 균형 있게 바라보고 싶다.

가끔은 일이 잘 안 풀릴 때도 있다. 남 탓하는 걸 유독 경계하는 편이라 그럴 때면 나에게서 아쉬운 점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왜인지 거듭해서 일이 안 풀리면 환경이든 상황이든 다른 것을 탓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 게 일종의 방어기제라고 들은 것 같다. 내가 무언가 부족해서 잘 안 된 거라 생각하면 버거우니까 다른 요인을 찾아보고 바깥을 탓하는 거다.
반대로 문제가 뭔지를 내 안에서만 찾으려 하다가 자책이 심해져 기울어버리는 것도 위험하다. 타인, 회사, 환경 등을 내가 바꿀 수 없으니 스스로 나아질 점을 찾으려던 게 어느 순간엔 질책처럼 변질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내가 건강하게 ‘내 탓’을 하고 있는지를 돌봐줘야 하는 것 같다. 나도 머리로는 이처럼 균형 있는 ‘내 탓’을 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남의 핑계를 덜 대고, 상황 탓을 덜 해보고자 애쓸 수 있었던 데는 연습생 때 춤을 레슨해주셨던 한 선생님의 말씀이 큰 영향을 끼쳤다.
“네가 뭘 바라기 전에 그 사람이 해주고 싶어질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져 있어야 해. 뭘 탓하기만 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너에게 뭔가 해줄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도록 노력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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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선 기세가 팔 할이야. 실령 승부에선 지더라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돼. 차라리 감춰. 니 생가, 감정, 숨소리까지,,,, 그 어떤 것도 상대에게 드러내지 마."

"모든 것은 체력이다... 불쑥 손이 나가는 경솔함, 대충 타협하려는 안일함, 조급히 승부를 보려는 오만함... 모두 체력이 무너지며 나오는 패배의 수순이다. 실력도 집중력도, 심지어 정신력조차도 종국에 체력에서 나온다. 이기고 싶다면 마지막 한 수까지 버텨낼 체력부터 길러."

"그렇게 견디다가 이기는 거요. 쓰라린 상처에 진물이 나고, 딱지가 내려앉고, 새살이 돋고! 그렇게 참다 보면 한 번쯤은 기회가 오거든.... 조국수. 바둑판 위에선,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갈 곳이 없습니다."

승부 각본집

윤종빈 외 1명 지음
스튜디오오드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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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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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계속 살게 도와주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종교가 있으면 자살이 ‘그릇된 짓’이라는 생각이 윤리적 저지책 역할을 한다. 물론 죽음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나 모방 자살 염려도 자살을 저지한다. 또 앞에서 봤듯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진화적 항상성(내부와 외부의 자극에도 형태와 생리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 - 옮긴이)이라는 자기 보존 본능도 있다.
인지 붕괴에 빠지면 이런 장벽들이 하나씩 무너진다. 의미 있는 생각을 하는 사고력을 잃고,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만 몰두한다. 정상일 때는 고통의 숨은 의미를 찾는 생각이나 영적인 생각을 낳는 추상적인 사고를 한다. 그런데 자살 앞에서는 이런 사고가 놀랍도록 사라진다. 슈나이드먼은 "자살학에서 가장 위험한 어휘는 네 글자로 된 단어(욕설 fuck을 의미 - 옮긴이)뿐이다." 라고 말했다. 달리 말해 자살 의향자는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는다. 상황이 흑백이 되었고, 은유적 미묘함 따윈 없이 오직 죽기 아니면 살기밖에 없다.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제시 베링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지음
더퀘스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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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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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uayt

"'인생은 게임'이라니,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은 믿으면 안 돼."
신발장에서 로퍼를 꺼내는 마토는 웬일로 저기압이었다. 5교시 수학 시간에 하시모토 선생님이 잡담을 하다 꺼낸 한마디가 아무래도 마음에 안 든 모양이다.
- 대학 입시에 취업 준비에 육아. 앞으로 많은 시험대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뭐든지 즐기지 않으면 손해야. 인생은 게임 같은 법이니까.
"마토는 그런 사고방식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어? 내가? 에이, 무슨 소리야, 고다. 오히려 그런 사고방식은 싫어하는 편이랄까."
"왜?"
"인생은 무를 수 없잖아."

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리드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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