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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지음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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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경제학

댄 애리얼리 지음
청림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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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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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것과 없는 것

김이듬 지음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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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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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900408

기웃거리는 마음이 필요해


나는 정치적 색깔이 강한 책을 경계한다. 내가 정치적인 주장에 휘말려 편협한 마음을 가질까 두려웠다. 조금 겁이 난 마음으로 읽은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는 정치적 주장이 강한 소설이 아니었다. 정치적 주장을 펼치지만, 편협한 마음을 가지지 않도록 했다. 자칫하면 과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덜어내 매력적인 장편소설이었다.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 매력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 소설과 현실의 연결이다. 소설 속 이야기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임을 논리를 통해 강조한다. 자식을 낳았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부여되는 책임의 차이가 있다. "성씨도 친권도 남자들이 자식을 인정한 후에 마치 지참금처럼 그들에게 바치는 예우 같은 것이구나 하고 혼자 읊조렸다. 사실상 우리 사회에서 자식은 아버지에게는 선택적으로, 어머니에게는 의무적으로 귀속된다. (p.83)" 작가는 자식을 낳았을 때 생기는 여성의 "의무적인" 책임을 발견한다. 소설은 억지로 주장을 주입시키지 않고, 지금의 현실을 정확히 지적한다. 소설 속 세계와 바깥 세계를 연결하며 과한 정치적 주장이 되지 않도록 한다.

두 번째, 소설은 입체적인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한다. 알리나는 아이를 낳느라 여기저기 몸이 상했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남편과 마를레네가 바람을 피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보모 마를레네의 몸매를 보면서 질투한다. 그리고 마를레네가 진심으로 이네스를 사랑하는지 의심한다. 그 의심은 흔히 불륜 치정물로 가는 전개처럼 보이지만, 소설은 흔들리지 않고 어머니와 아이를 지킨다. 남편은 아내의 의심을 사랑으로 감싸주며, 마를레네와도 이네스의 사랑으로 모여 가족이 된다.

즉,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는 공동체의 돌봄에 대해 말한다. 내 뱃속에서 나온 자식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라우라가 니콜라스를, 마를레네가 이네스를 돌보는 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 돌봄에는 그저 신경 쓰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라우라가 이웃 니콜라스에게 하는 듯 지금 우리 사회에는 기웃거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 마음은 "일어나야 할 일"을 피하지 않고 맞서게 해준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조금 더 사랑하도록 만든다.


*그밖에 라우라와 알리나의 우정, 이네스 가족을 비둘기 가족에게 비유하는 점이 재미있었다.

**아쉬운 점: 후반부에서 라우라와 도리스의 관계가 우정에서 사랑으로 뻗어나가는 건 급발진처럼 느껴져 아쉬웠다.


https://m.blog.naver.com/hj5544m/223976011410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

과달루페 네텔 지음
바람북스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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