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36
바깥으로 나갔다가 돌아올 적마다, 책의 귀퉁이를 접듯이 오늘 같은 날은 접어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1년을 담은 책이 있다면 아마 초여름 부분은 접힌 페이지가 가장 많아서 책의 오른쪽 모서리가 불룩해졌을 것이다.
p.51 경칩
‘죽란시사’ 친구에게 자고 가라 권한 다음 국화 앞에 촛불늘 켜두고서 꽃 그림자가 빈 벽에 너울거리며 만들어내는 수묵화를 보여주었던 사람.
풍류란 한자 그대로 계절에 따라 바뀌는 바람의
흐름을 느낄 줄 아는 것일 텐데 다산과 그의 벗들은 풍류를 구체적인 삶으로 살아낸 사람들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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