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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사회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의 표지 이미지

숫자 사회

임의진 지음
웨일북 펴냄

읽었어요
숫자로 보여주는 것만큼 편리하고 직관적인 잣대가 없다. 아파트 평수, 자가 여부, 연봉, 자가용 등.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나머지 다른 것은 살펴볼 생각이 없다.

별의별 계급도가 유행하던 적이 있다. 사는 동네, 아파트 브랜드, 자가용, 명품백, 시계까지 피라미드로 그려진다. 이 계급도의 최상위를 추구하며 아등바등한다. 나 또한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는 “나에게 중간만 가라, 너무 튀지도 뒤쳐지지도 말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했다. 대체로 그러했지만 반골기질 탓이었는지 속한 조직에서 꼭 한번씩 튀는 언행이나 패션으로 주목받곤 했다.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그게 나를 규정하는 하나의 틀거리가 되곤 했다. 대체로 무난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자 했다. 그래서 여전히 수도권에 자가 한 채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게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물론 이미 나와 남편의 부모가 평균의 삶을 살아서인지도 모른다.

중산층 평균의 삶을 지향하지 않는 건 그리 사는 건 삶이 그다지 즐겁고 기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지도 못한다. 한국에 사는 이상 거기서 자유롭다는 건 “난 너희와 달라”와 같은 말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는 내내 딜레마다. 이를 지양하지만 지향하기도 싫은. 늘 그렇게 흔들리듯 흔들리지 않는 삶은 매순간 참으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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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lsori

고통, 그 자체에 집중하는 일.
때때로 우리는 인과응보를 믿는다. 그리고 탓한다. 그것 때문이야. 그 인간 때문이야. 참 간편하고 수월하다. 현재의 고통에 집중하면 괴로울 뿐이다.

한강 작가는 그 괴로움에 천착하는 법을 너무도 잘 안다, 잘 한다. 직면하여 괴로움을 받아들일 용기가 나에겐 없다. 본능적으로 피한다. 그 고통을 감히 견뎌낼 수 없기에.

회복하는 인간 =Convalescence

한강 지음
도서출판 아시아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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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1967년 홍콩을 배경으로 한 사회적 추리소설.

홍콩이란 도시에 몇 차례 가본 적이 있다. 동서양, 즉 중국과 영국이 만나 신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시다. 그 도시에는 광둥어와 영어가 섞여 있다.

55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홍콩 역사에서 굵직했던 사건을 추리라는 형태로 다룬 사회적 추리소설은 꽤나 매력적이다.

6개의 단편을 엮었지만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고 이야기의 한 복판에서 경찰들이 종횡무진한다. 사건을 보는 시선이 상당히 날카로운 경찰 관전둬는 흡사 홍콩판 셜록이라 할만하다.

그의 추리를 따라가다보면 반전의 반전은 흥미롭게 여겨지고, 어느새 그 두꺼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13.67

찬호께이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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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 본능 그대로의 거친 성질

인간은 동물이라는 명제를 잊고 산다. 그래서 자신에게 야성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왕왕 있다.

별 의미 없이 하루를 살고 있다손 치더라도 죽음은 두려움이며, 심연에는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똬리를 틀고 있다. 될대로 되라지라는 마음은 실상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원망일지도 모른다.

현생이 괴롭다고 이 모든 게 초기화된다면 괴로움이 사라질까. 죽음이 두렵다고 죽음을 피하고 영원히 살면 행복할까.

이 책은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여전히 답을 내리지 못하고 오늘도 별다른 일 없이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도 무탈하기를…

영원한 천국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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