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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쓰인 글이 어쩌면 이리 어려울까?
내 지식의 한계와 개념없음을 뼈저리게 느낀 나날이었다.
어휴…
정말이지 두 번 다시 들여다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이토록 난해한 책을 어찌저찌 읽어나가려고 챙겨 본 유튜브 영상이 오히려 들뢰즈 사상을 이해하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유튜브 강의로 내가 이해한 들뢰즈 사상의 핵심은 세상을 같음(동일성)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다름(차이)으로도 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우주엔 같은 것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존재할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이런 기초적인 사실 조차 쉽게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례로 우리가 흔히 지겹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살펴보자.
회사, 집, 회사, 집, 회사, 집……
늘 같은 루트를 오가는 지하철과 언제나 거기에 멍하니 앉아 있는 나.
언제나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직장상사.
매 월 되풀이 되는 구내식당의 점심 메뉴.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 그리고 모레, 글피…
이렇듯 우린 일상을 똑같은 것의 반복으로 여기는 까닭에 거기에서 지루함과 권태를 느낀다.
왜 그렇게 살아야만 하나?
들뢰즈는 그게 불만이다.
들뢰즈는 우리가 갖고 있는 사유의 틀이 동일성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칸트와 헤겔 등.
전인류가 신봉하고 위대하다고 여기는 대철학자들 조차 차이보다는 동일성을 더 중요시 여기고, 차이를 탐구할 때 조차 사유의 깊은 영역까지는 들어가지 못 했다고 들뢰즈는 비판한다.
그래서 들뢰즈는 이 책 ‘차이와 반복’을 통해 우리가 가진 사유의 틀을 바꿔보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회사, 집, 회사, 집, 회사, 집…
동일성의 관점을 버리고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눈을 갖고 보면 이러한 일상이 매일 똑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라? 여기 장사 잘 됐는데, 언제 없어졌지?’
‘저 집 담벼락에 핀 꽃이 장미였어.‘
‘칙칙한 컬러만 입고 다니시던 김 부장님이 웬일로 밝은 재킷을 입고 오셨네?’
‘오늘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해볼까?’
이렇듯 관점을 바꾸면 우리 삶은 훨씬 더 풍요로워 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들뢰즈 사상에서 내가 가장 크게 감명받은 점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차이’를 느끼며 계속해서 새로운 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매순간 변한다.
1초 전의 나는 바로 이 순간의 나와 다르고,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르다.
왜냐하면 나는 영원히 새롭게 만들어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닮기위해 누군가가 먼저 지나간 길을 따라가는 삶은 동일성을 추구하는 삶이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나설 때 비로소 나만의 삶, 차이를 추구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거기엔 같은 것은 없고, 언제나 새롭고 차이나는 것만이 존재한다.
앞으로 이 점을 명심하고, 동일성의 눈이 아닌 다름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겠다.
책이 너무 어려워서 별점은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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