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그사람은 나를 늘 존중해줬어. 나는 그 사람이 나와 마주앉았 을 때 활짝 벌어지던 동공과 꼿꽃이 선 척추가 좋았어. 그 반듯한 태가. 왜 우리가 성당에 들어가거나 콘서트홀에서 교향곡을 들을 때 자세를 바로 하게 되잖아? 그 사람은 마치 자기가 그런 데 들어오기라도 한 양 나를 대했어. 그즈음 나 는 집에서 늘 긴장했는데 그 사람 앞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 었어. 어느 땐 옆에 있으면 한없이 잠이 쏟아졌지. 며칠이고 함께 긴 잠을 자고 싶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