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님의 프로필 이미지

god

@godd

+ 팔로우
물질과 기억 -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고찰의 표지 이미지

물질과 기억 -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고찰

앙리 베르그송 지음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펴냄

읽고있어요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은 것 같은 기분이다.

너무 어려워 지치고 힘들 때가 많았지만, 막힐 때마다 주석을 참고하며 꾸역꾸역 책장을 넘겼다.

역자의 해설이 담긴 주석은 정말이지 큰 도움이 되었다.

마치 어려운 수학문제의 풀이과정을 보는 것처럼 쉽게 설명된 주석이 없었더라면 중도에 포기하거나, 의미 없이 글자만 읽으며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쉬운 예를 들어가며 베르그송 사유의 핵심개념을 설명해주신 번역가 이명곤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베르그송은 이 책을 통해 물질과 정신의 관계를 새롭게 풀어냈다.

이 책의 제목인 ‘물질과 기억’은 아래와 같은 개념에 상응한다.

1. 육체와 정신

2. 연장성과 비연장성

3. 양과 질

4. 필연과 자유

5. 유물론과 관념론

이처럼 서양철학은 육체와 정신의 관계를 이원론적 대립관계로 설정해왔다.

베르그송은 이러한 이원론에 반론을 제기함과 동시에 깊은 통찰력과 빛나는 사유로 둘 사이의 통합을 이뤄냈다.

베르그송의 사유 속에서 통합의 주도적인 역할은 한 것은 바로 시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은 과학자들이 말하는 시간과는 다르다.

베르그송이 말하는 시간은 끊기지 않고 지속되는 시간이다.

지속을 동반한 핵심 개념으로 기억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는데, 베르그송에게 있어 우리 인간은 기억을 통해 사물을 지각하고 또 그 바탕위에서 균형감있게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기억은 육체(대뇌)에 파일형식(물질)으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의식속에 압축되어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뇌는 감각 대상을 의식에 전달하는 역할만 할 뿐이며 의식 속에 만들어진 이미지와 기억이 결합해 우리가 살아가는 전체 우주를 구성한 것이다.

물질이 먼저냐? 정신이 먼저냐?

많은 철학자들이 오랜세월 동안 이 주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해왔다면 베르그송은 둘 중 누가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물질과 정신이 결합될 때 비로소 우리가 현실을 그리고 우주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질에 깃든 정신,

그리고 그 대상과 끊임 없이 감응하는 우리의 정신.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읽을 때 뭔지 모를 강력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 책에 나의 정신이 담겨 있고, 책과 내 정신이 서로 교류하고 있다는 것인가?‘

언뜻 들으면 허무맹랑한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물론자들의 주장을 들을 땐 그들의 말이 맞는 것 같고, 관념론자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고, 또 둘을 멋지게 결합시킨 베르그송의 말도 전부 맞는 것 같다.

힘들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또다른 관점을 배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0

god님의 다른 게시물

god님의 프로필 이미지

god

@godd

  • god님의 물질과 기억 -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고찰 게시물 이미지

물질과 기억 -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고찰

앙리 베르그송 지음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펴냄

읽었어요
4일 전
0
god님의 프로필 이미지

god

@godd

  • god님의 물질과 기억 -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고찰 게시물 이미지
이러한 이유로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로 등극한 아인슈타인과 시간 논쟁을 벌인 듯 하다.

참고로 베르그송은 우리의 시선이 포착한 운동을 시간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운동은 그 자체로 지속적인 움직임일 뿐,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질과 기억 -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고찰

앙리 베르그송 지음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펴냄

읽고있어요
5일 전
0
god님의 프로필 이미지

god

@godd

  • god님의 레미제라블 3 게시물 이미지

레미제라블 3

빅토르 위고 지음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god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