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잃은 세상에서 피어난 마지막 사랑의 기록
《나와 너의 365일》로 일본과 한국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유이하 작가가또 한 번 감성의 절정을 보여주는 후속작 《네가 남긴 365일》로 돌아왔다.
전작보다 한층 성숙해진 서사와 깊어진 감정선으로,
사랑과 상실, 그리고 치유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참고로 전작을 읽지 않아도 전혀 문제없이 감정선에 몰입할 수 있다.
가을비에 금목서가 지던 어느 날 너는 떠났다.
그리고 그날, 내게 남은 365일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색을 잃은 소년과 빛을 남긴 소녀의 이야기
세상을 오직 흑백으로만 인식하던 소년 유고.
그에게 세상의 색을 언어로 들려주던 소녀 가에데.
그녀의 세세한 묘사와 웃음은 유고의 삶 속 작고 따뜻한 빛이었다. 하지만 가에데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유고는 어느 날 ‘무채병’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그때, 가에데가 남긴 건강해지면 하고 싶은 일 리스트가 그에게 전해진다.
그 순간부터 유고의 365일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버킷리스트’를 따라 걷는 365일
가에데의 리스트에는
“방과 후에 햄버거 먹기”,
“3점 슛 4번 성공하기”,
“크리스마스 파티 열기”,
“이성과 데이트하기” 같은
소소하지만 반짝이는 소망들이 적혀 있다.
유고는 하나씩 실천하며 조금씩 세상과 연결되고,
그의 기억 속에서 가에데의 목소리와 미소가 다시 살아난다.
죽은 이를 잊지 못해 멈춰 있던 시간이, 리스트를 따라가며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외톨이였던 유고의 곁에 친구들이 하나둘 모이고,
달라진 그의 모습에 뿌듯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그 변화가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더 찬란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했다.
유고의 무채색 세상이 하나둘 물들어갈 때마다
나의 오래된 기억 속 그리움도 함께 색을 되찾는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도 살아내야 하는 1년.
그 시간은 유고의 이야기이자,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리고 사랑이 남긴 잔향으로 하루를 견뎌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읽고 나면 마음 한켠이 포근히 아리고,
마지막 가에데의 일기를 읽을 땐
가슴이 저려서, 한참이나 책을 덮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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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이 관계를 바꾼다
‘듣는 힘’은 단순히 침묵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기술이 아니다.
상대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진정성 있는 태도다.
그 단순한 태도 하나가 관계를 깊게 만들고, 결국 말보다 큰 공감의 힘으로 이어진다.
말로 설득하려 애쓰기보다, 조용히 귀 기울이는 태도가 더 큰 신뢰를 만든다.
책은 어렵지 않지만, 실천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읽고 나면, ‘듣는 연습’을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상대의 말을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당신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이 한마디의 마음이 전해지는 태도면 충분하다.
듣는다는 건 단순히 침묵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마음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말이 넘쳐나는 시대, 사람들은 더 이상 ‘말 잘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진짜 필요한 건, 조용히 들어주는 사람이다.
이 책은 그런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제, 말보다 마음으로 듣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그것이야말로 관계를 바꾸는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기술이니까.
듣는 힘은 삶의 무기가 된다
마쓰다 미히로 지음
한가한오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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