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로는 말한다
“아이들이 무사히 자라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그렇게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책입니다.”
하지만 작품은 어떤 결말도 내놓지 않은 채
방황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래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는 마음과 의도는 좋았지만 전달되지 않았다’는 평이 있기도 했다
나는 그 결말이 이해되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가 아직 그 세상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소설보다 잔인하다
저자는 ‘가정폭력’이라는 소재를 이용하려 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어딘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 이야기를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종종 낯선 문체에 당황하기도 했고
결말을 마주하고 이렇게 끝이 난다고?
나 또한 충격받은 독자들처럼 처음에는 납득되지 않았지만 그 의아함이 깊은 생각에 빠지게 했다
앨범 <자몽살구클럽>, ’도망‘
끝없는 추락은 아프지 않단 걸 그녀도 알까요
세계의 정답을 해석할 수 없는 나는 어디로
이 가사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처럼 느껴졌다
정답을 잃은 세계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의
도망치거나 방황하는 마음들이 결말의 정서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읽다보면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나에게는 충분히 전해졌고
그저 우리 모두가 여전히 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을 뿐이다
작가도, 독자도,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 사회의 문제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는 위로받고 누군가는 비판하고 누군가는 해석하지만
어쩌면 작가는 그런 독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절대적 사고였다면 결말이 이해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알겠다
네..
저는 마음이 같아졌어요
살구 싶다!
살구 싶다!
살구 싶다!
자몽살구클럽
한로로 (HANRORO) 지음
어센틱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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