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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후쿠

김숨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도서협찬 #간단후쿠 #김숨 #민음사

📖완독리뷰
『간단후쿠』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기억을 다시 불러오는 소설이다.

‘간단후쿠’는 위안소에서 여성들이 입었던 원피스식 옷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간단후쿠’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지칭하는 이름이 된다.
옷을 입는 순간 그들은 ‘사람’이 아닌 ‘간단후쿠’가 된다.
벗을 수도, 벗겨질 수도 없는 옷.
그 옷은 폭력의 흔적이자, 역설적으로 살아남은 자의 증거다.

이름을 잃은 15세 소녀 요코(본명 개나리)는 만주의 위안소 ‘스즈랑’에서 임신한 몸으로 살아간다. 그의 시간은 계절처럼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 몸은 계속 ‘기억한다’. 지워지지 않는 고통, 지워질 수 없는 생명.

요코를 포함해 열 명의 소녀가 등장한다.
누군가는 땅에 편지를 쓰고, 누군가는 상상 속에서 도망치며,
누군가는 끝내 저항하고, 또 누군가는 “스미마센”이라 말하지 않으며 버틴다.
그들은 모두 피해자이지만, 그 속에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은 결코 같지 않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책을 덮은 후에도 한동안 ‘간단후쿠’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 속에서도 끝내 ‘살아 있으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프고, 동시에 눈부시다.

이 소설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다. 말로 표현되지 않아도, 어떤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읽는 동안 수없이 아팠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는 이상하게도 가슴이 조금 따뜻해졌다. 그건 아마도, 끝내 희망을 놓지 않은 이들의 작은 빛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잊히지 않기 위해 쓰였고, 나는 잊지 않기 위해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서기록 #완독기록 #책스타그램 #전자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bookstargram #독서스타그램 #book #책리뷰 #책추천 #책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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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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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정님의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게시물 이미지
#도서협찬 #행복할거야이래도되나싶을정도로 #일홍 #부크럼출판사 #책추천 #에세이추천

📖 완독리뷰
하루를 버티는 게 버거운 날이 있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 싶을 때, 이 책은 그런 날의 나를 다정하게 끌어안아 준다. 행복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순간에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일홍 작가의 문장은 조용하지만 깊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야. 누리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누리며 사는 것. 고생 끝에 오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라는 문장처럼, 우리는 이미 행복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실패와 실수, 불완전한 하루마저도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었다는 사실이 이 책을 읽으며 마음 깊이 스며든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그냥 무사히 하루를 마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그 단순한 진리를 잊고 살았던 나에게 이 책은 잠시 멈춰 숨을 고르게 해 준다. 작가의 다정한 언어는 ‘오늘의 나’를 위로하면서도 ‘내일의 나’를 응원한다.

이 책을 읽으며 ‘행복’이라는 단어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그동안 나는 행복을 도달해야 하는 목표처럼 생각했는데, 작가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행복은 이미 내 일상 곳곳에 조용히 스며 있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따뜻한 햇살, 스스로를 다독이는 순간조차도 행복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지친 마음이 잠시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쉼표 같다. 앞으로 힘든 날이 오더라도,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괜찮아. 그리고 행복할 거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서기록 #완독기록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bookstargram #독서스타그램 #book #책리뷰 #책추천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부크럼 펴냄

2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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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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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정님의 내 시체를 찾아주세요 게시물 이미지
#밀리의서재 #내시체를찾아주세요 #호시즈키와타루 #반타

📖 완독리뷰
유명 미스터리 작가 아사미가 자신의 블로그에
“제 시체를 찾아주세요.”
라는 글을 남기고 사라진다.

남편 마사타카와 그의 불륜 상대이자 담당 편집자 사오리는 충격에 빠지지만, 그 충격은 곧 공포로 바뀐다.
죽은 아사미의 블로그가 계속해서 갱신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곳에 올라오는 글들은 누군가의 숨겨진 죄를 폭로하고,
그 안에는 14년 전 일어난 ‘하얀 새장 사건’,
여고생 집단 자살의 비극이 얽혀 있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실종,
그리고 그 모든 중심에는 아사미가 있다.

그녀의 실종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건 곧 드러난다.
아사미는 자신의 죽음을 하나의 이야기로 설계한 작가였다.
그녀의 블로그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그 속의 단어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인생을 무너뜨린다.

이 작품은 단순히 시체를 찾는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정교하고 잔혹한,
“죽음을 서사로 만든 작가의 복수극”이다.

아사미는 칼을 들지 않는다.
대신, ‘언어’를 무기로 삼는다.
그녀의 문장은 현실을 흔들고,
그 기록은 진실을 무덤에서 끌어올리는 차가운 손길이 된다.

피 한 방울 튀지 않지만,
읽는 내내 서늘한 공포가 목 뒤를 훑는다.
그 공포는 누군가를 죽이는 폭력에서 오지 않는다.
진실이 드러나는 바로 그 순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잔혹한 사실 앞에서 생겨나는
정적의 공포다.

아사미의 복수는 잔혹하지 않다.
그녀는 누군가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
그저 “잊히지 않기 위해 싸운다.”
그 집요함이 너무 차갑고,
그 차가움이 너무 인간적이라 오히려 가슴이 아팠다.

작가로서, 인간으로서 아사미는
자신의 죽음마저 이야기의 일부로 완성시켰다.
그녀는 사라졌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독서기록 #완독기록 #책스타그램 #전자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독서스타그램 #미테르리모컨 #미테르 #이노스페이스원지구 #이북리더기 #컬러이북리더기

내 시체를 찾아주세요

호시즈키 와타루 지음
반타 펴냄

읽었어요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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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minjeong_lee0119

  • 이민정님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게시물 이미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유성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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