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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비실

이미예 지음
한끼 펴냄

250722

너무 재미있어서, 쉬지 않고 끝까지 들어버린 책이다.

‘함께 탕비실을 쓰기 싫은 사람’으로 뽑힌 사람들이
7일간 합숙을 하며 리얼리티쇼를 촬영한다는 설정 자체도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여기에 성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니 2시간짜리 유튜브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도파민 폭발!

오디오북이라는 형식 덕분에 훨씬 더 시너지 효과가 났던 책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인물들에게 조금 더 서사가 부여되었다면 책의 내용이 더 풍부해졌을 것 같다.
캐릭터가 단면적으로 표현되는 게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만큼 책이 가볍게, 빠르게 읽히니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을 거고,
결국 그 사람들 모두가 작가가 던진 주제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좋잖아?
가볍게 쓱 보고, 띵! 👍🏼

작가의 말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탕비실은 겨우 인사 정도만 나누며 스쳐 가는 애매한 관계 속에서조차 미운 털이 박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등장하는 인물 중 그 누구도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받은 적 없고,
타인을 이해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우리가 그저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흔히 그러하듯이. 』


예전에 한창 사람들과 했던 말이
“내 주변에 또라이가 없으면, 내가 또라이래.” 였다.

‘내가 왜? 나는 완전히 정상인데?‘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내가 빌런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
누구나 빌런의 자질을 갖고 있지 않을까?

작가의 말처럼
타인을 이해하려고도, 이해받으려고도 노력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아니, 지금 어딘가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같아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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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ng_ddo

250721

문가영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1부 ‘존재의 기록’은 개인적으로 어렵게 다가왔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었고, 그래서 읽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쓰지 못하고, 나만 알아볼 수 있게 글을 쓰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문가영 배우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았다.

2부 ‘생각의 기록’은 조금 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앞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궁금한 게 떠올랐고, 나는 GPT에게 물어봤다.

“산문집이 뭐야?”

대답 중에 가장 놀라웠던 건,
‘작가가 독자의 공감이나 반응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글의 형태.’라는 것이다.

나는 다시 질문했다.
“박정민 배우의 『쓸만한 인간』은 직관적으로 와닿았는데,
『파타』는 문가영 배우가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잘 와닿지 않아서 자꾸 생각이 많아져.”

GPT는 곧바로 정리해주었다.

『쓸만한 인간』은 감정을 말로 번역해 설명해주는 책이라고 했다.
그래서 위로받고, 동의하고, 웃고 울 수 있었고, 내게도 쉽게 와닿았던 거라고.

반면 『파타』는 언어를 감정 그 자체로 쓰는 책이라고 했다.
읽으면서 “이 감정, 나도 느껴봤던가?” 하고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머리가 맑아졌다.
아, 굳이 모든 걸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파타는 나에게 해석되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야.
책의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아도, 그냥 내가 느낀 걸로 충분한 책.

파타는 나에게 그런 책이다.

책 마지막 뒷표지에는 김이나 작사가가 쓴 글이 적혀 있다.

『아무에게도 걱정을 끼치지 않는, 고요한 아픔의
시간으로 성장한 이들은 위로의 대상에서 제외되곤 한다.
그런 아픔은 드러나지 않아 외롭고, 목격자가 없어
나만의 기록으로 남는다. 문가영의 이야기는 그런 이들이
처음 만나는 공감과 위로가 될 것이다.』

파타라는 책을 너무 잘 이해하고 설명해 준 글 같다.

파타

문가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1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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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또

@ring_ddo

250724

처음엔 오디오북으로 듣기 시작했다가,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서 전자책으로 넘어갔고.. 3일 만에 다 읽었다.
그동안 읽은 책들 중에 20시간이 넘는 분량은 처음이라 ‘과연 다 들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일단 시작했고,
그런데 이게 웬걸.. 너무 재밌쟈낭~~~~!!!!

과학 용어는 몰라도 스토리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이건.. 그냥.. 멈출 수가 없어..🚀

챕터 6부터는 뒷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이동할 때는 오디오북으로 듣고 볼 수 있을 때는 전자책으로 읽었다.
그리고 챕터 19부터는 쭉 전자책으로만, 단숨에 읽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자유시간 내내 책만 본 것 같다.
유튜브를 이긴 유일한 책..!

2026년에 영화로도 나온다는데, 이 방대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낼지 너무 궁금하다.
처음에 책으로 먼저 읽었다면 생소한 과학 용어들에 중도 포기했을지도 모르는데, 오디오북으로 먼저 시작한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성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스토리 자체도 영화처럼 쑥쑥 몰입되었다.

말해 뭐해.
그냥, 정말 재밌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지은이), 강동혁 (옮긴이)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1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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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또

@ring_ddo

250807

휴가 기간에 오디오북으로 들으려니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끝까지 듣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책 자체는 글이 담백해서 가볍게 술술 읽히고, 가끔은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도 있어서 전자책으로 읽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미 그 시기를 좀 지나서인지, 아니면 비슷한 나이대라서 그런지, 엄청난 끌림은 받지 못했다.
오히려 20대 친구들이나 마음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힘들지”,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조용히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바로 이것.

『행복은 마법의 성이 아니라 에어컨을 틀고 맞이하는 여름날의 낮잠이야.
마법의 성을 매수하는 데는 얼마가 드는지 알 수 없지만,
여름날의 낮잠을 구매하는 데는 전기세 약 650원 정도가 들 것이기 때문이다.
속물 같지만 이런 종류의 계산이 나는 더 좋다.
자본주의 시대답게 숫자로 찍어 눌러야 행복에도 현실감이 생기니까.
결국 돌고 돌아 행복은 숫자였다.
그것도 꽤 가져볼 만한 숫자.
행복에는 꿈이 없어야 한다. 목표도 필요 없고 다짐도 과하다.
정말로 행복하기 위해서 우린 한 달에 한 번쯤 공과금 액수를 묻듯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2025년 1월, 이번 달의 행복값은 얼마지?”
얼마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다. 그것도 생각보다 싸게.
행복은 미루고 미룰만큼 비싸지 않았다.』


이번 달의 행복값이라니..
나는 소소한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인데, 가끔은 ‘어디까지가 소소한 행복이지?’ 싶은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숫자로 정의를 내려버리다니! 머리좋잖아?! 맘에 들어!

그래서 기분이 다운되면 마법의 주문처럼 외워본다.
”이번달의 행복 값“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지음
페이지2(page2) 펴냄

1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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