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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적으로는 서울대 못 갈 줄 알았다

한정윤 지음
체인지업 펴냄

내 성적으로는 서울대 못 갈 줄 알았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이들의 결과만을 보고 그들이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특히 ‘서울대 합격’이라는 타이틀은 범접할 수 없는 천재성이나 완벽한 환경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정윤 저자의 '내 성적으로는 서울대 못 갈 줄 알았다'는 이러한 통념을 기분 좋게 배반한다.

이 책은 단순히 공부 비법을 나열하는 기술서를 넘어, 한 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던 ‘심리적 장벽’을 어떻게 허물고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자기계발적 수기이자
인문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저자는 초중학교 시절까지 항상 전교 1~2등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군 단위의 작은 학교를 떠나 넓은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과목에 따라 전교 등수가 100~150등 정도까지 내려갔다고 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서울대를 갈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한 '나 만의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어떻게 전략적 로드맵을 세우고 효율이 폭발하는 공부 루틴의 비밀 등 학습에 있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마지막 챕터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과목에 있어 과목 별 공부 튜토리얼까지도 상세하게 제공한다.

저자는 책의 제목처럼 스스로를 ‘서울대에 갈 수 없는 학생’으로 정의했던 평범한 수험생이었다. 하지만 그가 성취를 이뤄낸 결정적인 분기점은 ‘공부의 양’이 아닌 ‘공부의 질’과 ‘마인드셋’의 변화였다.

많은 학생이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스스로의 지능을 탓하며 포기하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약점을 객관적으로 직시했다.
이는 미술이나 음악 등 예술 분야에서 거장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초를 다지고 자기 객관화를 수행하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은 ‘전략’이다. 막연한 열심히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아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메타인지’를 어떻게 학습에 적용했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특히 학습자들에게 ‘떠먹여 주는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 씹어 삼키는 지식’의 중요성을 역설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저자가 겪은 시행착오는 독자들에게 실패가 끝이 아닌, 더 나은 전략을 짜기 위한 데이터임을 깨닫게 한다.

책에서 강조하는 다양한 학습 전략 중에서 '효율적 설계'가 성적과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 일상의 다양한 상황과도 연결이 됨을 인지했다.
무작정 하는 공부가 아니라, 전략적 접근을 통해 효율적인 학습의 설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이유는 단순한 암기와 이해가 아니라 한정된 시간 안에 얼마나 효율적인 방법으로 학습을 설계 했는지?가 중요하다.

즉, 공부는 시간의 싸움이 아니라 사고력, 습관, 멘탈의 싸움이기에 머리 보다는 시스템에 재능보다는 습관에 노력 보다는 방향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책에는 평범한 중위권 학생이 공부법을 수정하면서 서울대에 합격하기까지
어떻게 전략적으로 접근했는지, 그리고 학습에 있어 의존하는 학원, 과외, 인강도 어떻게 전략적으로 진행하면 좋은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수험 생활은 고립된 싸움이다. 저자는 불안과 압박감이라는 감정의 파도를 어떻게 다스렸는지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법을 넘어, 인생의 큰 목표를 앞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회복 탄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문학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듯, 저자의 공부 철학은 성적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어제의 나보다 성장한 오늘의 나’를 발견하는 기쁨을 강조한다.

공부법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성적으로는서울대못갈줄알았다 #한정윤 #수만휘 #서울대수시합격 #서울대 
#서울대1등급 #서울대입학 #책 #책추천 #체인지업 #독서 #독서모임 #자기계발 
#공부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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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탄소와 인간, 그 오래된 동행 게시물 이미지
탄소와 인간, 그 오래된 동행

탄소! 언제부터인가? 이 단어는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

흔히 '탄소'라는 단어를 들으면 기후 위기나 탄소 중립 같은 부정적인 뉘앙스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이 책 '탄소와 인간, 그 오래된 동행'을 통해 탄소가 결코 우리와 대척점에 선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탄소는 우주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와 가장 긴밀하게 호흡해 온 '가장 오래된 동반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저자는  탄소의 기원을 별의 내부에서 찾는다.

"인류의 기원, 문명, 미래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탄소'일 것이다. 이 작은 원소는 별의 심장에서 태어나 생명의 토대를 이루고 인간의 문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금은 지구 환경의 위기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탄소는 별의 중심부에서 핵융합을 통해 생성된다. 초기 우주에서 별은 자신을 태우며 
점차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별은 그 생을 마감하는 폭발 속에 탄소를 우주로 퍼뜨렸다. 
이 탄소의 잔해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별과 행성을 만들었고 그중 하나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아마 탄소라는 원소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초신성 폭발을 통해 우주로 흩어진 탄소 원자들이 지구라는 행성을 만나 생명체의 근간이 되는 과정은 한 편의 웅장한 드라마와 같다.

이 책에서는 탄소가 어떻게 유기 화합물을 형성하고 인간이라는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했는지를 인문학적 통찰로 풀어낸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이 탄소라는 원소를 이해하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어렴풋하게 인지하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인류 문명사 속 탄소는 문명을 일구고 위기를 부른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불의 발견부터 산업혁명을 이끈 석탄과 석유에 이르기까지, 탄소는 인류에게 전례 없는 풍요를 선사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인간은 탄소의 '순환'이라는 본질을 망각했다.
땅속에 고립되어 있어야 할 탄소를 인간의 편의를 위해 대기 중으로 급격히 끌어올렸으며, 지금 우리는 그 결과로 기후 재앙이라는 뼈아픈 현실 앞에 섰다.

인간의 탐욕과 시스템이 탄소의 균형을 깨뜨리고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우리는 지금이라도 깨닫고 앞으로의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약 2억 5천만 년 전 고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페름기와 중생대의 시작점인 트라이아스기 사이에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멸종 사건이 발생했다.

이 폐름기 대멸종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던 생물 종의 약 95%가 절멸했다.
폐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시베리아 트랩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수십만 년 이상 지속된 대규모 화산 활동이다.

폐름기 대멸종은 우리가 오늘날 겪고 있는 기후 변화나 생물 다양성 위기와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책에서 이 내용을 알게 되면서 나의 상상은 극에 달했다.
어느 한 순간 우리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지구상에 탄소는 생명의 중심에 있다. 모든 생명체는 탄소 화합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DNA,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분자의 핵심 구성 요소가 탄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탄소를 통해 에너지를 얻어 문명을 발달해 온 인간은 이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로 인해 기후 위기의 대재앙 앞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탄소를 다시 들여다 봐야한다.

책은 탄소를 통해 모든 생명체가 연결되어 있다는 '공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내 몸속의 탄소 원자가 수억 년 전 공룡의 몸속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인간을 자연의 정복자가 아닌 거대한 순환 고리의 일부로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환경 문제를 단순한 기술적 과제가 아닌, 존재론적인 성찰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우리는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러한 고민에 있어 기술적 해결책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탄소와 맺어온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학과 역사를 횡단하며 '나'라는 존재가 우주적 순환 속에 있음을 깨닫게 하는 이 이야기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인문학적 위로이자 경고장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탄소와의 불협화음을 멈추고 다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해야 한다.

#탄소와인간_그오래된동행 #원앤원북스 #교양 #과학 #환경보호 #탄소중립 #책추천 #신간 #책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탄소와 인간, 그 오래된 동행

김서형 지음
믹스커피 펴냄

1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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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 게시물 이미지
모피를 입은 비너스

이 소설의 내용이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을 알고 읽었지만, 읽고 난 후의 생각은 충격 그 이상이다.

이 책이 발표 당시부터 오랫동안 사회적·도덕적 금기의 상징이었으며, 여러 국가에서 금서로 지정되거나 판매가 금지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로 인해 책의 작가 또한 정통 문학계에서 외면 당했고, 훌륭한 역사 소설과 단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변태적인 소설가'라는 낙인이 찍혀 평생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살아야 했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움이다.

책의 저자 자허마조흐는 실제로 '패니 폰 피스토어'라는 여남작과 6개월간 노예가 되겠다는 계약서를 썼다.
하인으로 변장해 그녀를 모시고, 그녀가 모피를 입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1886년, 정신의학자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에빙이 이 소설과 작가의 이름에서 따와 '마조히즘(Masochism)'이라는 성도착증 용어를 명명했을 정도다.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미국의 일부 주의 보수적인 학군이나 도서관에서 '부적절한 콘텐츠'로 분류되어 논쟁이 되고 있는 소설이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현대인들에게 ‘마조히즘’이라는 심리학 용어의 기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성적 취향의 기록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문학이 지닌 중층적인 상징성을 놓치는 일이다.

이 소설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권력의 이동, 예술적 이상향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인간 내면에 도사린 원초적 불안을 정교하게 그려낸 심리 소설이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완전히 책 속에 빠져들게 된다.

소설은 주인공 세베린이 꿈속에서 만난 ‘비너스’와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기서 작가가 형상화한 비너스는 따뜻한 사랑의 여신이 아니라, 차갑고 잔혹한 대리석상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세베린이 갈망하는 여인 반다 역시 이 고전적인 조각상의 현신이다.
그는 반다에게 자신을 노예로 삼아 달라고 간청하며, 그녀가 가장 잔인한 폭군이 되어주길 원한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지점은 ‘모피’라는 소재의 상징성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짐승의 야성이 남아있는 모피는 비너스의 신성함과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세베린은 반다의 채찍 아래서 고통 받으며 역설적으로 살아있는 희망을 느낀다.
이는 근대 사회의 도덕적 규범 아래 억눌린 인간의 파괴적 본능이 어떤 방식으로
분출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인 반다가  그를 노예로 삼아 점점 난폭해져 가는 이야기로 전개되지만, 실상 이 소설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쪽은 세베린 본인이다.

그는 반다에게 ‘잔인한 여왕’이 되어 달라고 교육하고 강요한다.
반다는 처음에는 그의 요구에 당혹해하며 거부하지만, 점차 세베린이 설계한 연극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세베린은 고통을 통해 쾌락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구속하지만, 그 구속의 규칙을 만든 것은 본인 자신이다.
결국 반다는 세베린의 욕망을 투사하는 ‘거울’에 불과하며, 소설의 끝에서 반다가 진정한 잔혹함을 발휘하며 떠날 때 세베린의 환상은 비로소 파멸을 맞이한다.

자허마조흐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사랑이 가진 비대칭성을 해부했다.
세베린과 반다가 맺는 ‘노예 계약서’는 현대의 계약 기반 사회에서 인간관계가 얼마나 인위적이고 연극적일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또한, 이 소설은 티치아노의 회화나 고전 조각에 대한 탐구를 통해 미술 인문학적 가치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세베린이 완다를 끊임없이 예술 작품과 동일시하는 과정은, 우리가 대상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상 속에 가두어 ‘박제’하려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소설의 결말에서 세베린은 "남자는 노예가 아니면 지배자가 되어야 하며, 그 중간은 없다"는 다소 냉소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독자는 알고 있다.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온전히 장악당함으로써 존재의 불확실성에서 도피하고 싶었던 나약한 자아였다는 것을.

이 소설은 1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도발적이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기괴한 형태로 변주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 속에 얼마나 많은 권력 의지가 숨어 있는지 투명하게 비추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때 금기서라는 복잡한 타이틀과 '마조히즘'이란 성적 병리현상을 넘어서,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두운 심연을 직시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충격적이다.

#모피를입은비너스 #자허마조흐 #마조히즘 #세계명작 #을유문화사 #신간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서평 #도서 #책 #교육

모피를 입은 비너스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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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호랑이성의 마법사 게시물 이미지
호랑이성의 마법사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제작된다면 해리포터 시리즈와 비슷한 인기를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 루이스 새커는 청소년 문학의 고전이 된 '구덩이'와 기발한 '웨이사이드 학교' 시리즈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익숙한 작가다. 
'호랑이성의 마법사'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가상 왕국, 에스콰베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마법과 사랑, 그리고 자유를 향한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판타지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왕국의 경제적 파탄을 막기 위해 사랑이 없는 이웃 왕국의 왕자와 정략 결혼을 해야 하는 지혜로운 공주 툴리아,
그리고 툴리아 공주와 사랑에 빠진 비천한 궁중 견습 필경사 피토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공주의 결혼식을 앞두고 지하 감옥에 갇혀서 죽는 날만 기다리는 피토에게 마법사 아나톨은 사랑의 묘약과 기억을 지우는 물약을 만들라는 왕의 명령을 받는다.

아나톨이 만든 신비한 물약으로 피토는 공주와 사랑에 빠진 일을 기억 못하게 되고 공주 또한 피토를 잊어 버린다.

그러나 공주의 악혼식날 이웃 왕국 옥사타니아의 왕자 달림풀의 얼굴을 보게 된 아나톨은 사랑스러운 공주 툴리아를 달림풀에게 보내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한다.

달림풀은 과거 아나톨의 연인 바베트를 죽음에 몰아넣은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독특한 화자인 아나톨에게 있다. 그는 500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온 불로불사의 존재로, 독자들을 ‘호랑이성’의 가이드처럼 이끌며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낸다.
아나톨의 시선은 르네상스 시대의 활기찬 배경과 권력 다툼, 그리고 궁정 마법이라는 신비로운 요소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적인 온기로 채운다. 때로는 어설프지만 위험이 닥칠 때 마다  진심으로 앞장서서 나서는 마법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중후함 대신,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그는 젊은 연인들의 진실한 마음에 공감하고 그들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마법이라는 장치를 통해 운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랑의 물약'은 정해진 결말을 강요하는 억압적인 힘을 상징하며, 툴리아와 피토의 사랑은 이에 맞서는 자유 의지를 대변한다.

특히, 이야기 속에서 마법이 때로는 기억을 지우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강력하고 영원한 마법은 인간의 마음속에 남는 '사랑'과 '기억'임을 강조한다.

"기억이 사라진다 해도 사랑은 남으니까요"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로맨스 판타지를 넘어, 존재의 본질과 인간 관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호랑이성의 마법사'는 기존 새커의 작품들이 보여준 기발함과 사회 풍자보다는 조금 더 고전적인 판타지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는 여전히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청소년은 물론, 마법과 사랑, 그리고 자유를 주제로 한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에 목마른 성인 독자들에게도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독자는 이 소설을 읽으며, 마법 같은 사랑의 힘을 믿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용기를 얻게 된다.

독감으로 몇 일 고생을 하면서도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것은 이야기의 전개가 몰입의 경지에 빠져들게 하고  뒷이야기가 자꾸 궁금해지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나톨은 결국 생포되어 지하 감옥에 갇히지만 그의 이후 생활은 불행하지 않은 듯 하다.

우연히 만난 미국인 너새니얼의 자녀에게서 그 옛날 툴리아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발견하는 지점에서는 감동이 몰려왔다.

뒷이야기는 독자의 상상이지만 그렇게 믿는 쪽이 얼마나 행복하든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25년 마지막 달 12월이다. 모두에게 마법 같은 행운이 쏟아졌으면 좋겠다.

#호랑이성의마법사 #루이스새커  #창비 #도서협찬 #청소년 #문학 #장편소설 #판타지소설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판타지 #베스트셀러 #책추천ㄷ

호랑이성의 마법사

루이스 새커 지음
창비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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