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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드는 존재

정희진 외 8명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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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드는 존재

정희진 외 8명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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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설명하지 않고, 함께 건너는 책

『우리 나이드는 존재』는 나이 듦을 주제로 하지만,
노년을 정의하거나 교훈을 제시하려 들지 않는다.
이 책은 “어떻게 늙어야 하는가”보다, 이미 나이 들어가고 있는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읽는 동안 평가받는 느낌이 없고, 대신 조용히 동행하는 감각이 남는다.

이 책의 첫 에세이는 수영으로 시작한다.
물속에서 호흡을 고르고, 속도를 조절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감각하는 장면은 나이 듦의 은유처럼 읽힌다.
더 빨리 가는 법이 아니라, 무리하지 않고 오래 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 이 장면을 지나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삶의 리듬을 떠올리게 된다.

책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담담함이다.
저자는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포장하지도, 두려움의 대상으로 과장하지도 않는다. 체력의 변화, 관계의 간소화, 생각의 깊어짐 같은 현실적인 장면들이 차분하게 놓인다. 그 태도 자체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나이 듦을 상실의 목록으로 정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선택의 기준이 달라지고, 감정의 밀도가 바뀌며,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분별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이가 들수록 삶이 좁아진다는 통념과 달리, 이 책은 오히려 시야가 정리된다고 말한다.

우리 나이드는 존재는 위로의 말을 앞세우지 않는다.
“괜찮다”거나 “아직 늦지 않았다”는 문장을 쉽게 꺼내지 않는다. 그 대신, 이미 살아온 시간 자체가 충분히 의미 있었다는 사실을 독자가 스스로 확인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위로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이 책은 젊은 독자보다, 어느 정도 시간을 건너온 독자에게 더 잘 맞는다. 변화 앞에서 조급해지지 않으려는 사람, 더 이상 비교로 자신을 재단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특히 그렇다. 나이 듦을 준비하라는 말 대신, 지금의 상태를 인정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이드는 존재를 읽고 나면, 나이 듦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일이라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은 충분히 사유할 가치가 있다는 것도 함께 남는다. 이 책은 나이 든 이후를 위한 책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정리하게 하는 책이다.

우리, 나이 드는 존재

정희진 외 8명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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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문예춘추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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