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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글 쓰는 사람으로 살며 이따금은 '아, 이런 책을 써야 하는데' 싶은 책을 만나고는 한다. 이번이 꼭 그러했다. 흥미와 감탄, 질시와 납득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이 책 한 권으로 경험했달까.

사람이란 타인의 인정을 통해 비로소 획득되는 사회적 개념이다. 생물학적 인간과 달리 사람은 그를 사회적 성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구성원이 있는 공간에서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 제가 터 잡은 장소에서 환대에의 의무를 다할 때 비로소 사람의 자격을 갖는단 것, 그것이 책의 중추를 이룬다.

보기 드문 통찰로 사회를 사회답게 하는 제 요소를 점검한다. 한국 사회 안에 실재하는 잘못을, 허물어져 가는 공동체의 건강을 살피게끔 한다. 철학과 사상이 부재한 세상에선 법과 제도만이 인간을 규율한다. 그 질서가 공정하지 못할 때 가장자리부터 무너진다. 누군가의 붕괴는 우리 모두의 약화다. 사회는 그렇게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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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내게 독서는 밤하늘에 별을 쏘아 올리는 일이다. 어느 독서는 북극성이고 남십자성이 되어 삶의 지표이며 길잡이가 된다. 물론 존재하는 모든 건 사멸하게 마련이고, 그 빛조차 마침내는 흐려질 것을 안다. 그렇다 해서 어디 쓸모없는 돌덩이를 내 귀한 별들에 댈 수 있을까.

독서가 필연적으로 비독서로 귀결된다는 주장은 맞는 얘길지도 모르겠다. 태어난 모든 것의 귀착은 죽음이니까.

그러나 적어도 빛을 내고 있는 동안에는 말이다. 독서는 독서로 남는다. 그 동안엔 좋은 독서와 겉만 핥는 독서, 독서를 참칭하는 이 책 속 무수한 흉내내기가 결코 같을 수 없다.

고의적 어그로든 아니든 간에 궤변으로 가득한 책이다. 읽지 않는 것도, 대충 훑어보거나 다른 이의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도 독서와 매 한가지란 주장엔 퉤퉤퉤, 홀리한 아밀라이스를 뿌려줄 일.

되도 않는 일로 통빡 굴리지 말자. 안 읽은 책은 읽지 않았다고 하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은이), 김병욱 (옮긴이) 지음
여름언덕 펴냄

47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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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잊고 싶지 않은 것을, 그러나 잊어 가야 하는 삶을 생각한다. 그 불행 또한 사랑이 가져온 결과라면 사랑이란 과연 좋은 것일까. 하지만 제롬이라면 다시 돌아간대도, 엇갈리고 괴로운 사랑일지라도 사랑을 고르고야 말 테다. 나라고 다를까.

사랑은 관계의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소설에서처럼 서로를 더욱 불행케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랑은 상대가 아닌 감정을 향하고, 또 어느 사랑은 상대도 감정도 아닌 관계 그 자체만 위하는 때문이겠다. 그리하여 사랑이 참으로 좋은 것을 이루는 역사는 좁은 문으로 들어서는 일과도 다르지 않다.

엇갈리는 마음들의 이야기가 <나는 솔로>의 시대엔 영 시시하게 보이지만, 거기 출연할 용기따위 없는 나로서는 겸손하게 읽을 밖에. 세상에 짝을 두는 일이란 얼마나 소중한가를 실감하며, 좁은 문이고 넓은 문이고 일단 지나가보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지음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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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아인슈타인이 한국에 태어났다면, 비운의 천재 누가 한국이 아니라 외국에 났더라면 그 운명이 완전히 달라졌으리라고 즐겨 이야기된다. 그 차이를 빚는 것이 무엇인가. 문화다. 그 문화에 사람이 사는 땅, 기후며 지형이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교육은 지리와 역사의 관계성을 무시한다. 한반도 역사를 자랑스레 펼쳐내기 위하여선 삼국시대 한강 유역 쟁탈전 이후로는 도저히 지리를 끼워 말할 수가 없다는 것, 나는 이를 그 이유라 짐작한다.

앞서 서양을 다룬 저자가 이번엔 동양 전 지역을 아우른다. 중국과 그를 둘러싼 국가들, 한국과 일본,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드넓은 세계를 지리를 무기로 종횡무진 오간다.

다만 아쉬운 건 이곳에선 이리 된 것이 어찌하여 저곳에선 저리 되느냔 것. 그 차이를 빚는 지점에 역사의 묘미가 있는데, 지리에 사로잡혀 묘미에 닿지 못하는 시야가 못내 아쉽다.

그럼에도 더 나아질 다음 책을 나는 또한 기대하게 된다.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한영준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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