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썼다 지웠다, 보낼까 말까 보낼까 말까......
망설이다 시간이 한참 흘렀다. 그러다가 그냥 화면을 껐다. (p. 93)
이건 어떤 망설임일까. 아마 많은 분들이 “짝사랑”혹은 “첫사랑”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 문장은 금수정 작가님의 『심장이 고장 난 게 틀림없어』에서 만날 수 있는 문장이다. 『심장이 고장 난 게 틀림없어』에서는 여러가지 “심장이 고장난 증세”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게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담고 있어 무척이나 공감가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번째 등장하는 심장은 '최강닥터 이사부'에 풍덩빠져 꺽은선그래프와 심장그래프가 닮았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딴 생각에 빠져 결국 반 전체의 수행평가를 초래하며 주인공의 심장은 빠르게 뛴다. 이때, 전혀 편을 들어줄 것 같지 않던 왕재수왕재희가 거들며 이야기의 복선이 촤라락~ 깔리게 된다. 두번째 등장하는 심장은 재희의 폭풍잔소리. 유식이가 사소한 실수를 해도 전쟁처럼 잔소리가 이어지니 불안함에 심장이 빨라짐을 느낀다. 이런 심장 뛰는 상황은 이게 다가 아니다. 축구를 잘하지 못해 친구들의 심판대(?)에 설 때에도, 선생님께 혼이 날 때에도, 게임기를 빼앗일 뻔 할 때에도 우리의 유식이 심장은 두근거린다. 아이와 책을 읽으며 심장이 두근거릴 상황이 나오면 먼저 종을 울리기로 하고 같이 앉아 『심장이 고장 난 게 틀림없어』를 읽었는데, 아이가 생각보다 엄청 빠르게 그런 순간들을 찾아내는 등 엄청 성장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심장이 고장 난 게 틀림없어』의 진짜 고장은 재희와의 관계! 늘 자신보다 앞서고, 무엇이든 야무지게 잘 해내는 재희를 보며 불편한 마음도 동시에 느낀다. 그 불편한 마음들은 모여 타인을 향한 미움으로 바뀌곤 하는데, 그런 장면들을 무척 생생히 다루어 아이들의 감정처리나 생각, 성장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희와 유식이가 오해를 풀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무척이나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왜 쟤 때문에 가슴이 뛰지? 병인가? 심장이 고장 났나?"라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가 점점 궁금해하는 모습 등에서 아이의 순수함이나 성장을 무척 섬세히 다루고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금수정 작가님은 『심장이 고장 난 게 틀림없어』를 통해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심장의 고장'이라는 기발한 비유로 풀어냈다. 누군가를 오해했던 미안함과 새롭게 피어난 호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통해, 우리 아이들 역시 자라나는 마음 등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과 배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심장이 고장 난 게 틀림없어
금수정 (지은이), 김유대 (그림) 지음
노란돼지 펴냄
1
아이와 잠자리에 들 때,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도 나에게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없었는지 물어주기도 하고, 나도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누구랑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오늘, 아이가 잠들기 전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아까 엄마가 '와, 어제 실수했던 문제를 오늘은 척척 풀었네. 노력한 보람이 있겠다.'라고 했잖아. 내가 막 마음이 기쁜 말이었어. 너무 고마워.” 순간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감사함이 느껴져 아이를 꽉 안아주었다.
근데 있잖아, 찹쌀아. 나 그거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에서 컨닝한거야.
어릴 땐 똥을 싸도 예쁘기만 하던 아이가 자라면서, 우리는 점점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거의 매일) 아이에게 욱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혹시 안 그런 엄마가 있다면 존경합니다. 비법 전수 좀 해주세요 ㅠㅠ) 아마 이런 것이 비단 나뿐은 아닐터. 아마 거의 대부분의 엄마들이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아, 화내지 말 걸”하고 후회하는 밤을 보내지 않나. 나 역시 워킹맘이다보니 몇시간 같이 보내지 못하면서도 욱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밤에. 애 잘 때) 그래서 스스로를 달래는(?)용도로 이 책을 읽었는데, 컨닝(?)할 말들이 무척이나 많고, 따라해 볼 솔루션들이 무척 많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는 아동청소년발달센터의 대표를 역임중인 원민우 교수의 책. 오래도록 언어치료사로, 학부모들을 위한 상담사로 활동해온 분인만큼 무척이나 실질적이고 이로운 조언들을 다루고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이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다룬다. 더불어 각 장마다 before&after예시, 부모감정조절법, 연령별 전략 등을 포함하고 있어 당장 따라해볼 과제들이 무척 많다. 나 역시 단순히 책을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으려고 매일 조금씩 따라해해보았는데 비록 조금이지만 내 스스로도 조금 더 제대로 말해주려고 노력하게 되기도 했고, 아이 역시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아진 눈치였다. 사춘기에 가까워질수록 아이의 입은 과묵해진다는데, 부디 이렇게 컨닝으로라도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의 내용들을 연습하고, 익혀간다면 아이와의 관계도 좋게 유지하고, 조금은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 말고 다른 부모들도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을 읽으며 “하평아챌린지”에 함께 동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수많은 챌린지가 유행하는 세상에 살아가지만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챌린지야 말로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부모들의 필수 챌린지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키우는 따뜻한 말들을 서로 공유하고 나눈다면, 우리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무슨 말이 어렵다면 당장 3초만 입을 다물어보자. 아이가 뭔가 이야기할 때 딱 3초만 기다렸다 판단을 하는 것도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목소리를 살려주는 방안이 된다고 하니 말이다.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를 읽는 내내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말, 내면 동기를 키우는 말, 감정을 다독이는 말, 사고력을 키우는 말, 건강한 관계를 여는 말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고루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냥이라면 어려웠겠지만,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덕분에 그저 조금씩 과제를 수행하듯, 따라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여전히 미숙한 엄마이기에 아이에게 또 모진 말을 하기도 하고,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를 주변에 두고 자주 읽고, 자주 점검해보며 살아야겠다.
하루의 말이 평생의 아이를 바꾼다
원민우 지음
비단숲 펴냄
1
1. 완벽을 고민하기보다 일단 해내는 힘을 믿기
2. 수면 시간을 평소보다 한 시간 늘리기
3. 목표를 작게 잘라 단기 목표부터 완성하기
4. 싫은 사람이 생기면 최대한 빠르게 돌아서기
5. 나를 중심에 두고 선택하는 일들을 늘리기
6. 혼자 떠나는 여행을 조금씩 즐기기
7. 정기적으로 내 주변을 정리하기
(p.122)
김종원 작가의 많은 책을 읽었다. 특히 육아에 기반이 되는 책들은 필사를 하기도 하고, 재독하기도 하면서 꼼꼼히 읽었는데, 막상 스스로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책은 몇 권 읽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마음에서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책,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
사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는 제목부터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먼저 “선택할 수 있는 태도”라는 말이 능동적이라 여겨졌고, 이제는 내 나이가 흔들리기보다는 단단해져야 하는 즈음이기에, “흔들림 속에서 단단해지는 8가지 기술”이라는 말에 더욱 마음이 동했다. 그렇게 펼쳐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는 단숨에 읽기 아까울 정도로 많은 생각들을 품어냈다. 그래서 나는 나 말고도, 매일 흔들리며 사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스스로를 믿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이 책에는 능동으로 자신의 삶을, 태도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조언이 가득 담겨있다. 수용, 자기존중, 낙관, 품격, 여유, 성찰, 자립, 품위 등의 8가지로 나누어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고 있어 그 날 그 날 필요한 것을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이어서 통독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책을 한 번 읽고 나서, 며칠간은 그냥 식탁에 두고 오며가며 필요한 이야기들을 다시 찾아읽었다. 가령 회사에서 부정적인 마음으로 돌아온 날은 낙관이 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떠올리려 애썼고, 바쁜 하루를 보낸 후에는 퇴근해서까지 심각해지지 말자며 환기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렇듯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는 나에게 다시 내일을 맞이하게 하는 힘을 주었고, 오늘을 찝찝함 없이 마무리하게 하는 상쾌함을 주었다.
김종원 작가 덕분에 아이에게도 (눈꼽만큼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수 있었고, 나와 나의 역할들이 상충할 때에도 어리석지는 않게 순간들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는 조금 더 나이먹은 나에게 조금 더 지혜로이 나이먹어보자고 말을 해주는 것 같았다. 조금 더 젊었던 내가 뭐라도 좀 더 잘하려고 아둥바둥하며 스스로를 갉아먹었다면, “불완전한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보라”고, 세상의 기준에 치이고 힘들어하는 나에게 “마음의 방향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해주었다. 또 품격있게 나이를 먹어가려면 일단 나를 사랑해야하고, 나를 소중히 여겨한다는 것을 다시금 인식하게 해주었다.
에필로그의 “품격 있는 태도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라는 말은 오래오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우리가 때때로 타인에게 날을 세울 때, 그것이 결국 나를 향하는 것임을 잊고 살았다. 내 스스로를 날카롭게 평가하고 몰아세울 때, 나에게 상처를 내고 있음을 잊어버렸다. 그런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를 읽는 내내, 내 스스로가 얼마나 다양한 따뜻함을 지닌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고는 내 가치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곱씹었다. 내 가치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게 했고, 그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성장하자고 다짐하게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나는 또 잊어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스로 건네는 존중의 정도가 곧 인생의 깊이가 되고, 그 깊이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당신만의 품격이 된다”는 말만큼은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어느새 또 한 살을 더 먹은 지금, 그 한 살의 시간만큼 나를 더 사랑하자고 다짐하게 하는 책,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있는 태도에 관하여』였다. 부디 당신에게도 이 책이, 스스로를 더 존중하고 사랑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기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품격 있는 태도에 관하여
김종원 (지은이) 지음
오아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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