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라멘님의 프로필 이미지

그냥라멘

@lempicka

+ 팔로우
트로피컬 나이트의 표지 이미지

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 트로피컬 나이트 >>
조예은 작가 책을 처음 읽어봤는데 전반적으로 정보라 작가와 비슷한 이미지 같으면서도, 좀 더 담백한 느낌이었다. 조예은 작가가 심리 묘사 면에서는 좀 더 직관적이어서 읽기 편했다.

다만 소재나 주인공이 특성, 상황이 판타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편이 많아서 ,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나 배경, 정서때문에 ptsd가 오는 단점(…)도 있었다.

<< 가장 작은 신 >>
이 단편은 미세먼지가 허리케인급 재앙이 된 세계관에서, 미세먼지 재난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린 주인공 수안이 다단계 영업사원인 동창 친구 미주에게 영업당하는(?) 이야기다.

사실 당한건 미주일지도 모른다.수안의 순진무구해 보이는 모습, 더 자세히 말하면 ‘대부분 한심하고 가끔 사랑스러운‘ 모습 때문에, 차마 수안에게 ‘영구회원 가입서’를 내밀지 못하고, 결국 영구회원가입 할당을 채우지 못하여 ‘야유회’에 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주는 수안이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등처먹히고 있다고 생각하나, 사실 수안은 모든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주의 속내에 훤히 보이지만 미주가 파는 밤티 공기청정기를 사주고, 영양제도 꾸준히 구입해준다.

자신이 호구 취급 당하는데도 수안이 미주와의 관계를 계속한 이유는, 미주가 아무도 찾지 않는 자신의 집에 방문해주는 시간이 퍽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중에는 자신의 집에 오지 않으면 허전해하기까지 한다.

미주는 야유회에 가기 직전, 죄책감에 결국 수안에게 미안하다는 한 마디만 문자로 남기게 된다. 수많은 사람을 등처먹은 미주이지만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된 것은 수안이 처음이었다.

사실 미주도, 자기도 모르는 새에 수안에게 빠져들었다. 그래서 한심하게 느끼는 와중에도 수안을 사랑스럽다고 표현했다.

미주는 수안과 달리 집 바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사실상 수안과 같이 유효한 사회적 관계라곤 하나도 없는 외톨이이다.
어쩌면 수안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했을지도 모르고, 수안과의 시시콜콜한 대화 시간을 즐겼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기만하고 있는 상황에서조차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터버린거다.

그런 애정이 없었다면 수안은 미안하다는 문자 하나만 남기고 사라져버린 미주를 찾으러 3년만에 바깥에 나가지 않았을 것이고, 미주는 야유회에서 먼지의 악마(…)에게 꼼짝없이 살해 당했을 것이다.

이렇게 가짜로 시작한 우정이 진짜가 되어버리고, 그 우정으로 서로를 구한다는 점이 로맨틱했다. 사소히 쌓이는 정이 얼마나 무서운가
👍 달달한 로맨스가 필요할 때 추천!
0

그냥라멘님의 다른 게시물

그냥라멘님의 프로필 이미지

그냥라멘

@lempicka

자매애에 대한 이야기인 듯 하기도 하고, 자매애에 빗댄 사랑에 관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혈연으로 이어진 자매이지만, (현실의 자매처럼..) 애정과 관심은 부재했던 언니인 수아, 동생인 경아의 관계와 일터에서 만난 매니저와 부하 직원으로 엮인 사이이지만, 혈연보다도 사랑과 애정이 가득한 관계가 대비되어 보였다.

그래서, 마르타가 무엇을 의미하느냐..?하면 사실 읽는 중에는 잘 이해하진 못했다.
수아가 마르타처럼 동생의 생전에 동생을 잘 챙겨줬는가 하면, 전혀 아닌데다가 최악의 언니였던지라 ‘정말 자매라는 이유로 마르타를 빗댄건가..“싶기도 했다.

다만 성경속 마르타가 동생인 마리아를 예수 앞에서 타박한 이유로 남자들 속에서 여자인 동생이 가르침을 받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게될 것을 걱정하여,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타박하여 이를 막으려 했다고 해석한 점은 새로웠다.

아무튼 세상으로부터 피해를 입는(또는 이미 입은..) 동생을 걱정하여 언니가 나서게 된다는 점에서 마르타와 수아가 겹쳐 보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동생인 수아를 위해 수아가 부탁한 “일”을 기꺼이 해주는 매니저 언니의 모습에서 제목인 ”마르타의 일“이 떠오르기도 한다.

자매애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사랑’의 관점으로 보면
연인의 사랑의 측면에서 대비를 갖는 관계들을 볼 수 있다.
우선 경아와 경아의 남친(이름이 기억 안난다..)은 그냥 속된 말로 착한 여자와 개새끼의 관계다. 사실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동물적인 감각만 있는 관계다.(경아는 진심이었겠지만)
하지만 수아와 매니저언니와의 관계는 에로틱함도 있지만, ”어여뻐함“이 있다.
사실 사랑의 필수 요소가 어여뻐함이라고 생각한다. 다른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해도 이내 안쓰러워 하는 마음이 들어야만 진짜 사랑이란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두 커플은 진짜같은 가짜 사랑과 가짜같은 진짜 사랑의 대조 같았다.

아무튼 이 소설은 여러개의 관계를 통해 사랑(가족애이건, 동료에이건, 그냥 에로틱한 사랑이건)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마르타의 일

박서련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일 전
0

그냥라멘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