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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usssein
@sxwqn2bq7fga
풍장
황동규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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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상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 다시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속몬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소
2017년 2월 9일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톡톡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도 해탈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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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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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 다시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속몬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소
2017년 2월 9일
esmusssein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톡톡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도 해탈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다오
2017년 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