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순전히 2006년에 나온 애니매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인상깊게 보았기 때문에 찾아보게 되었다. 책의 제목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책 안의 첫번째 단편인 제목을 딴 것이다. 그 단편은 말 그대로 단편인지라 ‘타임리프’라는 소재를 따오고 사내스러운 성격의 여자주인공과 그녀와 붙어다니는 남학생 2명, 그 중 한 명은 미래에서 왔다는 설정 그리고 여주인공이 학교 실험실에 갔다가 그 능력이 생겼다는 설정을 제외하고는 다른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들을 포함한 등장인물의 이름, 사는 시대, 사건 그리고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도 다르다. 소설은 한 편의 SF를 보는 것 같다면 영화는 한 소녀의 성장이야기를 본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결론은,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감명깊게 보았다고 해서 굳이 소설을 빌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단편 <시간을 달리는 소녀> 뒤에 나오는 2개의 단편은, 앞의 소설이 임팩트가 크기도 했고, 뻔한 전개와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평행우주를 소재로 써서 그랬는지 몰라도 약간은 실망스러웠다.